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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북 핸즈온 리뷰, 투인원(2in1)의 완성형Posted Nov 19, 2015 3:00:52 P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3년 만에 재격돌했다. ‘빅애플(Big Apple)’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뉴욕은 그동안 애플의 본거지이나 다름없었다. 럭셔리 브랜드 매장이 위치한 5번가에 자리 잡은 애플 스토어는 특유의 하얀색 애플 로고가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뉴욕의 터줏대감임을 각인시켜왔다. 그런데 10월 26일, 걸어서 3분 거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애플의 바로 코앞에서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2년 1세대 서피스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타임스 스퀘어에 전시장을 열었으나 수개월 만에 철수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3년 만에 서피스북과 서피스 프로 4, 루미아 950, 밴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에 대적할 수 있도록 모든 카테고리의 신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재도전에 나섰다. 서피스북의 어깨에 걸린 책임감이 느껴진다. 


 

노트북의 새로운 미래


초기 반응이 좋다. 특히, 서피스북 사전 주문 물량이 완전히 동났다. 올 상반기 관심을 모았던 애플 12인치 맥북의 품귀현상을 연상케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서피스북을 주문하면 평균 4~5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런 높은 인기 탓인지 국내 출시 일정은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다. IT 매체 기자라는 직업 덕분에 몸값 높은 서피스북을 잠시 사용해 볼 기회가 생겼다. 한 걸음에 달려갔다.



한동안 침체일로를 겪고 있었던 PC 업계가 탈출구로 선택한 투인원PC. 마이크로소프트는 1세대 서피스 시리즈를 내놓으며 노트북이 얼마나 지루한 카테고리였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새로운 노트북 등장에 환호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 못한다면 수긍할 것이다. 서피스북과 첫 대면에서 든 생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또 한 번 노트북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것이다. 








서피스북은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만든 노트북이다. 서피스북의 태블릿 본체(마이크로소프트는 이것을 ‘클립보드’라고 함)는 600만 픽셀의 13.5인치 디스플레이에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서도 무게는 728g에 불과하다. 킥스탠드가 없기 때문인지 서피스 프로 4보다 얇고 가볍다. 하루 종일 들고 다녀도 피로감이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얇은 두께의 비밀은 따로 있다. 서피스 프로 4와 달리 서피스북 클립보드에는 USB 단자가 없다. 전원과 볼륨, 이어폰 단자가 전부다. USB 단자를 키보드 독으로 빼내서 얇아진 것이다. 
외관은 마이크로소프트 팬이라면 친숙한 마그네슘 섀시로 처리해 스타일리시한 첨단 기기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키보드 독을 합치면 무게는 약 1.5kg까지 늘어난다. 마찬가지로 마그네슘 새시인데 이 무게라니 솔직히 또 한번 놀랐다. 실제 들고 흔들어봤더니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1.58kg)보다 가벼움이 느껴진다. 키보드 독의 테두리에는 풀 사이즈 USB 3.0 단자 2개와 마이크로SD 카드 리더,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서피스 커넥트 충전 포트 등 익숙한 단자가 자리 잡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디스플레이


서피스북 국내 출시를 기다리며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면 디스플레이에 대한 비평이 지나치게 없다는 것에 당혹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피스북 디스플레이는 정말 흠잡을 때 없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여기에 익숙해지면 사무실, 집에서 쓰는 노트북 디스플레이 앞에서 작업하기 힘들다는 것 정도다. 과할 정도의 칭찬일 수 있겠지만 서피스북 디스플레이는 정말 훌륭하다. 12.3인치의 서피스 프로 4보다 큰 13.5인치에 267ppi 해상도, 10 포인트 멀티 터치 픽셀센스 사양은 아이패드 프로 이상이다. 크기가 크니 더 뛰어난 셈이다.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의 경우 227dpi이니까 서피스북이 더 촘촘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맥북 프로보다 2배 빠르다고 강조한 성능에 대해선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핸즈온 리뷰 제품 사양은 코어 i5 6300U(2.4GHz), 8GB) 궁금한 마음에 3D 그래픽 성능 측정 벤치마크 ‘퓨처마크 3D 밴티지’를 실행했는데 9227점을 기록했다. AMD A10-4600M과 레이디언 HD 7970M 조합의 게이밍 노트북 점수가 12424점 그러니까 35% 정도 성능 차이가 있는 셈이다. 웬만한 3D 게임은 30프레임 이상에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테다.






벤치마크를 돌리는 동안 키보드 상판과 테두리, 본체 뒷면을 번갈아 손을 대봤지만 뜨겁다는 느낌은 없었다. 소음도 마찬가지. 물론 1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이었으니 그 점은 감안하자. 서피스북이 투인원을 한계를 극복한 또 다른 이유는 키보드다. 서피스 프로처럼 가짜가 아닌 진짜 키보드다.
 


편안했다. 태블릿PC에서 쓰는 장난감 같은 키보드와는 수준이 다르다. 타이핑 소음이 노트북 수준인 게 조금 거슬렸지만 키 간격이 여유로워 일반 노트북 느낌 그대로다. 트랙패드 역시 적당한 크기이고 반응 또한 딱히 꼬집을 문제는 없다. 내가 쓰는 2015년형 맥북 프로 레티나 트랙패드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에 상응하는 점수를 주고 싶다. 윈도우10이 똑똑해진 것인지 제스처 역시 편의성을 높이는 실력을 갖췄다. 한 손가락을 탭하고 두 손가락을 내리면 화면도 그렇게 움직인다. 네 손가락을 스와이프 하면 알림 센터가 얼굴을 내민다. 스와이프 방식으로 앱 간 전환을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서피스 펜은 뭐랄까. 종이에 글씨를 쓰는 것처럼 밀착력이 좋았다. 적당한 펜 두께가 그립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고 접착력이 뛰어난 마그네틱을 이용한 수납 방식이라 펜을 잃어버릴 일도 줄 것 같다. 단, 노트북으로 쓸 때 펜으로 이것저것 기록하다 보니 디스플레이가 흔들려 작업을 방해할 것 같았다. 이것은 디스플레이를 펼칠때 키보드 독을 다른 손으로 고정하지 않으면 딸려 올라오는 것처럼 (가벼운) 키보드 독이 지지대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게 아닌가 싶다.



​클립보드와 키보드 독 분리는 백 스페이스 키 위에 있는 분리 버튼을 누르고 2초 정도 있으면 ‘띡’ 소리와 동시에 화면 우측 하단에 ‘Ready to Detach’ 메시지가 표시된다. 이때 분리한다. 반대로 끼울 때는 연결 부분을 맞춰 고정하면 된다. 서비스북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 힌지다. 유연함과 튼튼함을 양립하는 구조여야 한다. 유연성은 합격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싶다면 일반 노트북에 미치지 못한다. 2단계다. 이것이 디스플레이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한 단계 진보한 투인원


서피스북은 여러 가지 의미로 1세대 서피스와 아이패드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여기가 출발점이 되어 디자인과 기술적인 진보를 이뤄갈 것이다. 요컨대 서피스북은 한 단계 더 진보한 투원인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터치를 완전하게 흡수하지 못한 윈도우10 인터페이스, 이따금씩 소프트웨어 키보드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 그리고 그 짧은 사용 시간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멈춤 현상까지 아직 개선할 부분이 여럿 보여서다. 하지만 이 노트북 혹은 투인원은 틀림없이 이 가을 가장 뛰어난 가제트다. 그리고 애플 맥북 프로에 한 방 먹일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 사용하는 즐거움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 서피스북 체험을 제공해준 테크G(www.techg.co.kr) 최필식 기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