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으로 이동하기

구글 CEO 순다 피차이 "구글의 목표는 지능적인 서비스 제공"Posted Dec 16, 2015 11:00:54 AM

최호섭

객원 기자. 디지털 컬럼니스트
alllove@thegear.co.kr

구글의 CEO인 순다 피차이가 한국을 찾았다. 순다 피차이는 12월 15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학생과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작은 대담 자리를 가졌다. 순다 피차이는 이미 한국을 몇 차례 다녀갔다. 하지만 구글의 CEO로서는 처음 한국에 왔다. 아직 구글의 CEO와 순다 피차이가 낯설 수도 있겠다. 구글은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를 세우고 구글 자체는 사업부의 한 축으로 탈바꿈했다. 구글의 창업주이자 경영진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는 수석 부사장이었던 순다 피차이가 이어받았다.



하지만 회사 설명이나 기자 간담회를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회사보다 순다 피차이 개인의 경험과 IT기업에서 일하는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됐다. 몇 가지 질문들을 옮겨본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AIM의 이지혜 대표가 맡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스타트업 문화다. 구글은 스타트업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캠퍼스 서울은 이제 막 6개월이 넘었지만 그 사이에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고, 스타트업들의 좋은 성장 무대가 되고 있다. 변화와 도전, 그리고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이날 대화의 첫 문을 열었다.

Q : 캠퍼스 서울의 성과는 어떻게 보나?
A : 캠퍼스 서울은 아시아에 유일하게 세워진 스타트업 지원센터다. 유심히 보고 있는데 출발점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1년도 되지 않았는데 300여개 행사가 열렸고, 회원도 1만명이나 모았다. 여성 창업자들도 많다. 그 사이에 몇몇 스타트업들은 벌써 수백만 달러 대의 투자도 유치했다.

Q : 구글의 CEO가 됐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 달라진 게 있나?
A : 구글의 CEO가 된 건 상당한 특권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구글에 매력을 느끼고 구글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유는 인터넷으로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언젠가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다. 그래서 책임감이 큰 자리다. 매우 바쁘지만 흥미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Q: 변화에는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
A : 사실 변화는 실리콘밸리의 일상이고, 실리콘밸리의 사고 방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구글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놀랐던 부분은 뭔가 새로운 것, 변화를 제안하면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실제로 받아들여주기도 했다. 이전에 일하던 것과는 달랐다. 뭔가 바꾸자고 하면 왜 안 되는지, 현재 상태가 왜 좋은지를 설명하는 데 바빴다. 변화는 당연한 일이고,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중요하다.

Q : 구글은 승승장구하는데 실패 경험도 있나?
A : 도전적인 일을 할 때 실패는 당연히 뒤따른다. 그리고 주변의 우려도 크다. 크롬, 안드로이드, 유튜브의 시작을 긍정적으로 봐 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내부에서도 개발하면서 ‘사람들이 안 써주면 어쩌나’같은 고민이 많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과정이지만 당연히 실패도 있고 어려움도 겪을 수 있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때 세상은 온통 비관적이었다. 인수가가 비싸고, 효용성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지금 유튜브는 구글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구글의 이야기에 꼭 나오는 주제 중 하나가 실패에 대한 것이다. 구글에는 20%의 규칙이 있는데, 본래 업무에 80%의 시간을 쓰고, 나머지 20%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패해도 되고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그리고 구글이 실패했다고 판단해서 접은 사업도 결국에는 다른 사업으로 이어진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TV에 접근하는 방법도 넥서스Q라는 독특한 기기에서 시작해 안드로이드TV, 크롬캐스트, 넥서스플레이어 등으로 진화해 왔다. 구글플러스 역시 사진을 빼내고, 머신러닝을 접목한 구글포토로 새로 태어났다. 구글은 결과보다도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 안에서 얻어지는 경험과 아이디어를 다른 곳에 언젠가는 접목한다. 그 이야기가 뒤에 이어진다.

Q : 구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혁신을 이어가는 구글만의 비결이 있나
A : 기술 세계에서 혁신은 기본이로 근본이다. 먼저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스타트업은 목적지보다 여정이 더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뭔가 만든다고 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목표로 가는 여정에서 사람이나 기술, 경험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20~30년 뒤를 생각하면 그 여정에서 결과 한 두 가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목표는 더 야심차게 잡고,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이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놀랄 만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생각하던 결과물이 아니어도 좋다. 구글도 그렇게 성장했다.

Q : 구글에 창의성과 혁신을 끌어내는 특별한 문화가 있나?
A : 항상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다. 구글 포토가 한 예다. 사람들의 사진을 정리해주는 서비스는 많다. 이제까지는 사람들이 정리해야 했지만 여기에 머신러닝을 접목해서 기계가 정리해주도록 하는 것이다. 사진 서비스를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모두가 당연하게 운전하지만, 매일 사고로 수 백명이 죽거나 다친다. 기술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칠 수 있을 것이다.

Q : 아이디어는 어떻게 결과물로 만들어지나?
A :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동기부여와 기회에 있다. 모든 구글 직원은 자기 역량의 20%를 원하는 일에 투자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한다. 회사에서도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도전 과제를 던진다.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시스템과 야심차게 일을 추진하는 개개인의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구글은 요즘 머신러닝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지난 11월 에릭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이야기의 핵심은 머신러닝이었다. 
구글은 머신러닝 도구인 텐서플로를 오픈소스로 개방한 데 이어, 구글 서비스 곳곳에 머신러닝이 접목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기술을 개방하고 있다. 최근 구글과 머신러닝 이야기를 떼어놓을 수 없다.


Q : 모바일,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등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구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A : 우리의 목표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목표는 명확하지만 뭘 어떻게 정리할 지에 대한 기술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포토를 보자.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사진의 양이 적어도 20배는 늘었을 것이다. 이를 저장하는 문제를 떠나 어떻게 정리하고 체계화하느냐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머신러닝이 필요했다. 컴퓨팅 파워가 높아졌고, 컴퓨터 과학도 발전했다. 그 결과물이 구글 포토의 머신러닝이다. 문자로 검색하면 원하는 사진을 정리해준다.

Q : 브릴로, 위브, 텐서플로 같은 기술들은 구글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A : 소프트웨어와 컴퓨팅은 이제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곳에 쓰이게 될 것이다. 여태까지는 PC를 이용해서 컴퓨팅에 접근했는데, 이제는 그게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다. 컴퓨팅은 더 많은 곳에 들어갈 것이다. 자동차도 하나의 컴퓨팅 기기가 된다. 모든 부분에 컴퓨팅이 접목되면서 기기들은 거 우리의 삶에 맞춰진다. 그게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브릴로나 위브 같은 기술이 직접적으로 그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서 헬스케어 영역으로 넓어지면 정기검진의 형태도 바뀔 것이다. 혈압이나 혈액을 매일 검사할 수 있게 되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그런 기반 기술들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다.

Q : 인공지능은 어떻게 될까?
A : 이 분야에서는 머신러닝을 중심으로 급격한 변화와 발전이 일어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결국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이 되도록 연결되어야 한다. 이 기술은 이제 막 시작됐다. 구글 포토를 비롯해 구글 내부에도 머신러닝 이용한 서비스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은 프로그램 개발에 전적으로 손 코딩에 의존하는데 앞으로는 프로그래밍도 자동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은 사람이 일하는 것을 더 도와주는 식으로 흘러갈 것이다. 아직 걱정되는 부분들이 많지만, 많은 고민이 쌓이면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앞으로 구글의 10년은 어떻게 될까? 구글은 검색엔진 회사로 시작했지만 여러 번 진화를 거쳤다. 현재도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사용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거대한 기업이다. 하지만 구글의 목표는 순다 피차이 CEO의 말처럼 명확했다. 어떻게 하면 더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할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서비스를 어떻게하면 더 지능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정보를 더 잘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두에게 컴퓨팅을 제공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이 기사를 읽은 분들은 이런 기사도 좋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