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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대 크롬북 '포인투 크롬북11' 리뷰, 가능성의 진행형Posted Feb 24, 2016 10:04:15 A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2011년 구글이 ’크롬북’을 내놓았을 때 나는 농담인가 싶었다. 브라우저 크롬을 운영체제로 사용한다니. 과연 브라우저뿐인 컴퓨터가 윈도우 노트북이나 맥북이 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크롬북은 인터넷 검색과 구글 독스 등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된 노트북으로 거듭났다. 구글도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크롬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있다. 빨라진 인터넷 환경도 한몫했다. 여전히 가격은 30만 원이 채 안 된다. 삼성 크롬북 제작자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포인투 크롬북 11을 소개한다. 해외 직구가 대부분인 국내 크롬북 시장에서 유일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정품 크롬북이다.


참고 링크 : [더기어 언박싱] 포인투 크롬북11 개봉기, 가능성의 진행형​

 


 

디자인, 하드웨어




11.6인치 화면과 1.8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메모리, SSD 타입의 16GB 저장 공간 그리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성능을 갖췄다. 가격은 21만 9,000원이다. 정품 파우치와 구글 드라이브 100GB 2년 무료 이용권 포함이다. 훌륭한 하드웨어 조합은 아니지만 가격을 보면 안 사면 손해 보는 느낌이다. 구글이 윈도우에 대항하기 위한 크롬북의 전략이다. 

그런데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이 전부는 아니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분명 그럭저럭 봐줄 만한 디자인과 긴 배터리 수명, 빠른 운영체제가 장점이다. 느리고 답답한 같은 가격의 윈도우 노트북 대안으로 충분하다. 나는 지난 한 주 동안 대학 새내기를 위한 노트북 구매 가이드를 기획하며 수많은 보급형 노트북 정보를 찾아 헤맸다. 결국 포인투 크롬북 11보다 싼 것을 찾는데 실패했다. 
23만 원대 윈도우 노트북이 가장 저렴 했는데 베이트레일 코어의 인텔 아톰, 2GB 메모리, 32GB 저장 공간이 제공된다. 사양은 비슷하다. 저장공간 차이가 좀 있지만 윈도우가 공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컴퓨터를 부팅하면 20GB 정도만 남는다. 결국 운영체제가 다른 노트북을 갖고 얼마나 빠르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테다.  




디자인은 삼성 노트북 9 시리즈를 닮았다. 여느 크롬북보다 한 수 위다. 1.15kg 플라스틱 바디는 조금 두껍고 무겁지만, 상판 캔버스 텍스처와 크롬 로고의 조합이 저렴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화면 힌지는 굉장히 견고하며 트랙 패드도 그럭저럭 괜찮다. 키보드도 넉넉하다. 편안하게 타이핑할 수 있다. 물론 같은 가격대 윈도우 노트북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얘기다.




USB 2.0 단자 2개와 풀 사이즈 HDMI, 마이크로 SD 슬롯이 확장 인터페이스로 제공된다.


 

사용 경험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하지만 포인투 크롬북 11은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1366x768의 해상도는 적당한데 밝기, 선명도가 정말 형편없다. 흰바탕의 회색 텍스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 저렴하다고 다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명도 빼고는 합격점을 줄 수 있다. 화면 전환이나 브라우저 스크롤, 비디오 재생 때 그래픽 지연 현상 등은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아주 매끄럽다. 지금까지 접한 이 가격대 노트북 중 앱(크롬 기반 웹앱) 다운로드 및 설치 속도가 가장 빨랐던 제품이었다. 벤치마크 도구가 있었다면 더 전달이 쉬웠을 텐데 아쉽다.

포인투는 이 제품의 실제 배터리 사용 시간이 8시간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테스트 해보니 정말 배터리가 느리게 떨어진다. 그러나 윈도우 노트북처럼 PC마크로 실제 수명을 검증할 수 없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42분짜리 미드 몇 편을 재생할 수 있나 봤더니 9편 재생 후 남은 여분 배터리 용량이 3%를 가리켰다. 한 번 충전으로 6시간 이상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바디 아래 스피커 2개가 들어있다. 그러나 소리가 크지 않다.




포인투 크롬북 11 입력 도구 완성도는 평균이다. 우선 키보드의 키 트래블(눌러진 키가 올라오는 거리)은 적당하다. 견고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구글 문서에 타이핑을 할 때도 나쁘지 않다. 숫자 키와 문자 키는 같은 인치 노트북과 동일하게 배열되어 있다.




단점은 백라이트가 없다는 것과 트랙 패드 감도가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힘을 줘서 눌러야 인식을 하는 트랙 패드는 리뷰하는 동안 내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줬다. USB 동글 타입의 무선 마우스를 연결했다. 윈도우 노트북처럼 곧바로 인식을 했다. 다른 주변 장치들도 대부분 크롬북에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HDMI 단자를 통한 화면 출력이나 USB 외장 메모리도 잘 인식했다. 포인투 크롬북 11의 쓸 수 있는 내부 저장 공간은 16GB가 채 안 된다. 마이크로 SD카드 존재가 이렇게 고마웠던 적은 없을 것이다. 100GB의 무료 구글 드라이드 저장공간이 제공되기는 한다.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포인투 크롬북 11은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된 노트북이다. 그래서 여럿이 돌아가며 사용해도 부담이 없다. 각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클라우드 공간에 있는 지메일, 구글 독스 같은 구글 웹앱으로 작업한다. 각자 계정(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저장되니 다른 사용자에게 노출될 걱정이 없다. 그리고 콘텐츠 생산 도구로 대표되는 오피스와도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일단 구글 독스에서 작업한 문서(워드), 파워포인트(프레제테이션), 액셀(스프레드시트) 파일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서 작업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온다. 오피스 전용 기능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지원되지 않는다.




오피스 365 사용자는 오피스 온라인 앱 전부를 크롬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비즈니스용으로 크롬북 활용이 크게 어렵지 않다. 나는 구글 문서에서 작성한 리뷰 파일을 MS 워드로 가져와 편집하고 파워포인트로 슬라이드를 편집했으며, 마이크로 SD카드에 저장된 동영상을 감상했다. 사진 편집이나 일정 관리, 동영상 플레이어 등 다른 프로그램도 대안을 찾을 수 있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은 윈도우에서 즐기는 게임이었다. 구글 앱 스토어에도 이 게임은 없다.




앱 관리는 쉽다. 탐색기를 열고 자주 사용하는 앱을 툴바에 놓고, 크롬 브라우저에 없는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생성하고, 트랙 패드에서 손가락 3개를 아래로 스와이프 해 열려있는 앱을 전부 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아마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다양한 웹앱 지원과 멀티태스킹 기능 등이 수준급이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윈도우 노트북을 따라 집으려면 아직 갈길이 많이 멀다. 윈도우가 여전히 훨씬 더 진보한 운영체제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접속돼있든 아니든 얼마든지 윈도우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게임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크롬북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을 때 온전한 활용이 된다.
반전은 있다. 같은 20만 원 대 윈도우 노트북은 벌벌 기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느리다. 부팅부터 느리다. 심지어 식은 커피를 다시 데워와야 할 때도 있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부팅 속도가 빠르고 웹서핑을 할 때나 탭을 여러 개 띄워놓아도 반응 속도의 느려짐은 거의 없다. 
결국 무엇을 할 것인지가 문제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넷플릭스, 페이스북, 오피스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닮은 구글 독스는 정말 그럴싸하다. 내가 포인투 크롬북 11을 업무용으로 사용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크롬북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알고 놀란 건 사실이다. 교육용이나 저렴한 비용으로 문서 작업을 위한 워드 머신으로 쓴다면 최고의 가격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장점
- 저렴한 가격
- 긴 배터리 지속 시간(넷플릭스 기준 6시간 이상)
- 매끄러운 움직임
- 완벽한 다중 계정 지원

단점
- 선명도가 부족한 11.6인치 화면
- 다소 무거운 무게(1.15kg)
- 윈도우 프로그램 미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