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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씽크패드 X1 요가 리뷰. 전통과 혁신의 가장 적절한 만남Posted Mar 16, 2016 11:11:18 A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태블릿 PC가 과연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내 대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피스 프로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다소 억지스러워 보인다. 입력 장치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아서다. 가상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펜만으로는 업무가 원활하지 않다. 제대로 하려면 여전히 어떤 종류든 물리 키보드가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마우스 쓸 일이 많아지면 선택의 폭은 더 좁아진다. 




레노버 씽크패드 X1 요가는 상당히 독특한 포지션이다. 씽크패드의 키보드와 고색창연한 빨콩, 터치패드를 가졌지만 최근 유행하는 투인원의 핵심적인 혁신 요소를 모두 넣은 제품이다. 
즉, 물리 키보드가 결합되어 있지만 키보드를 회전하면 마치 태블릿처럼 쓸 수 있다. 노트북 모드에서는 최고의 씽크패드 키보드, 네 손가락이 놓이는 큼지막하고 부드러운 트랙패드, 트랙패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결정적인 대안 빨간콩(트랙 포인트)까지 나타난다. 투인원이지만 키보드는 분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어떤 노트북보다 더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레노버의 이 형태는 성공할 수 있을까? 


 

디자인과 확장성






유연하게 돌아가는 360도 화면은 '서피스 프로'의 킥 스탠드보다 무겁지만 실용성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레노버의 회전 경첩 메커니즘은 다른 기기에서 비슷하게 따라할 정도로 혁신적인 설계다. 그런데, 레노버에는 씽크패드 X1말고도 비슷한 설계의 제품이 여러개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특별할까. 견고함과 사용성의 차이다. 이 차이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로 연결된다. 아이디어패드 요가는 2만 5,000회의 개폐 시험을 한다. 씽크패드 X1 요가는 이보다 훨씬 많은 횟수의 테스트를 거친다.




또 아이디어패드 경칩보다 10mm 정도 폭을 넓혀 노트북 모드와 스탠드 모드에서 화면을 터치했을 때 그리고  스타일러스 펜 사용에 따른 흔들림까지 줄였다. 




한 가지 더. 보통 화면이 회전하는 투인원 PC는 태블릿 모드에서 키보드 표면이 바닥과 맞닿는 문제가 발생한다. 트랙 포인트가 있는 리뷰 제품은 더 그렇다. 여기서 착안한 방법이 화면 회전시 키보드와 트랙 포인트가 팜레스트 아래로 가라앉아 고정되는 ‘리프트 앤 락(Lift n Lock)’ 기술이다. 화면을 회전시킬 때 좌우 힌지의 움직임과 연동하는 키보드 프레임이 모든 키와 트랙포인트를 팜레스트 아래로 끌어내려 고정하는 것이다. 팜레스트 양쪽에 배치된 고무 받침대는 태블릿 모드 사용 시 책상 위에 단단히 고정되도록 한다. 위 이미지에 마우스 커서를 놓고 좌우로 움직여보자.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풀HD 해상도의 14인치 화면은 IPS 패널을 사용해 색상이 선명하고 시야각도 적당하다. 물론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
14인치지만 1.27kg의 무게는 만족스럽다. 




씽크패드 X1 요가는 인터페이스에서는 또 고전 노트북들처럼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왼쪽에는 DC-IN 어댑터 단자, 레노버 원링크 커넥터,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와 USB 3.0 단자가 들어가 있다. 이 USB 3.0 단자는 '올웨이즈 기능'이 있어 사용자는 컴퓨터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태블릿 또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외부 모니터 출력에 사용되는 HDMI 단자와 USB 3.0 단자 2개, 볼륨 버튼, 전원 버튼 그리고 스타일러스 펜이 있다. 이더넷 포트는 없다. 그런데, 노트북 힌지 부분에서 모바일 광대역을 위한 SIM 카드 슬롯을 발견했다. 하지만 동작 여부를 확인하지는 못 했다.
일반 투인원이나 심지어 울트라북과 비교해도 비교가 불가능한 많은 포트를 제공한다. 확장성에 있어서는 최고의 만족감을 준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그저 그렇지만 헤드폰 소리는 들을만 하다. 돌비 오디오 덕분이다. 돌비 오디오  기능을 활성화하자 소리가 온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윈도우 10 프로 버전이 설치된 상태로 제공되며 리뷰 제퓸의 가격은 레노버 스토어 기준 201만 원이다. 

 

하드웨어와 사용성




그렇다고 씽크패드 X1 요가가 겉으로 보이는데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내부 역시 최신 하드웨어 사양이 기다리고 있다. CPU부터 시작해보자. 인텔 6세대 스카이레이크 코어 i5 6300U(듀얼 코어, 2.4GHz)다. 더 빠른 처리 속도가 필요하다면 가장 빠른 i7 6600U를 선택할 수 있다. 메모리와 저장 공간은 각각 8GB, 256GB이다.
성능을 놓고 보면 X1 요가는 특별하지 않다. 이보다 더 저렴한 제품 중에도 비슷한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놀랄 만큼 빠른 256GB SSD다. SATA 타입보다 빠른 PCIe 타입의 삼성 제품이다. 512GB 모델도 선택 가능한 SSD는 실제 성능 실험에서 매우 뛰어난 결과를 보여줬다.





씽크패드 X1 요가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키보드다. 씽크패드는 출시 이후 20년 가까운 오랜 시간 대표적인 기업용 노트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레노버로 인수된 후 브랜드 대비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키보드는 지금까지 사용해 본 투인원 PC 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다. 서피스 프로 타입 커버가 아무리 개선되었다고 해도 데스크탑용 키보드를 방불케 하는 명확한 키감과 구성, 배치를 따라잡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약간 오목한 키들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마찰감이 있고 촉각적 피드백이 매우 정확하다. 그래서 나는 이 리뷰를 작성하는 동안 오타 없이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키보드는 매우 조용하며 타자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빨콩(트랙 포인트)'도 IBM 씽크패드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강점이다. 이것의 유용함을 알아 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마우스 없는 환경에서 트랙패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결정적인 대안이다. CAD처럼 센터 클릭을 사용해 확대/축소 조작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특히 유용하다.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동 거리에 대해선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핀치 투 줌 등의 멀티 터치 제스처가 가능했기 때문에 화면 위에 손을 올릴 일이 거의 없었고, 포인터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문제 없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성능과 평가




안타깝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불만 사항도 있다. 가장 큰 것은 짧은 배터리 수명이다. 배터리 수명 시간을 측정해주는 PC마크 08에서 2시간 24분을 버티는데 그쳤다. 테스트를 마친 후 남은 배터리 잔량은 고작 12%였다. 나의 경험상으로 넷플릭스에서 7시간 동안 '미드'를 감상할 수 있는 성능이다. 레노버가 주장하는 시간은 최대 11시간이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는게 익숙한 나에겐 만족스러운 경험은 아니다. 또 이해할 수 없는 결함(?)도 발견되었다. 잠자기 모드에서 매우 빠르게 빠져나오다가도 이따금씩 먹통(다운)이 되는 것이다.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새로 부팅을 해야 했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체로 씽크패드 X1 요가는 뛰어난 제품이다. 지능형 설계 요소를 여럿 담고 있다.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도록 조율된 터치스크린 화면, 타이핑의 순수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조용하면서 편안한 키보드, 두 손가락을 올려 다양한 제스처가 부드럽게 작동하는 트랙패드, 단단하고 튼튼하면서도 테스트를 하는 오랫동안 팜레스트 위의 손바닥이 편안하게 맞닿는 부드러운 케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어쩌면 씽크패드 X1 요가의 가치는 실제로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때 진정으로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얇고 가벼워서 (조금 과장하면) 백팩 속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무게는 1.27kg에 불과하고 두께는 1.67cm다. 그런데도 양손으로 힘을 줘도 휘어지는 느낌이 전혀 없다.
아직 국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북이 출시되기 전이다. 서피스북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으며, 이미 가열된 노트북 시장을 완전히 무법지대로 만들어 버릴 강력한 힘을 가졌다. 서피스북이 나오기 전에 구입할 만한 윈도우 태블릿 PC를 추전해달라고 한다면 씽크패드 X1 요가를 권하고 싶다.  



장점
- 360도 회전하는 선명한 14인치 화면
- 태블릿 모드 사용 시 키보드를 보호하는 ‘리프트 앤 락’
- 씽크패드의 견고함과 사용 편의성(키보드, 트랙패드, 트랙포인트)
- 얇고 가벼운 무게

단점
- 기대에 못미치는 배터리 성능
- 잠자기 모드에서 원인 불명의 멈춤 현상
- 브랜드 대비 높은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