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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바꾸려는 것 4가지Posted Apr 25, 2016 3:05:26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미국 자동차 산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신생 기업은 1925년 설립한 크라이슬러가 마지막이다.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1967년 포드 자동차와의 합작 회사로 출발한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마지막 회사다. 이 말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가 크라이슬러와 현대자동차라는 얘기다. 놀라운 얘기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자동차 신모델 하나를 내놓으려면 1조원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은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힘든 대규모 부품 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가 등장했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산업을 크게 흔들어 놨다. 겨우 한 해에 2만대를 팔면서 8천만대가 팔리는 내연자동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상식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산업을 바꾸고 있는 것들을 알아보자.


1.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 해소

사실 테슬라가 가장 많이 바꾼 것은 전기차다. 테슬라 이전에도 전기차는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 전기차는 큰 문제가 있었다. 테슬라 이전의 전기차들은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 현상에 시달렸다. 전기차를 운전하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이다. 100km 남짓한 전기차 주행거리 때문에 전기차 운전자들은 섹시한 이성이 유혹해도 무시하고 집-회사만 반복 주행했다. 테슬라 모델S는 이런 불안감을 없앴다. 400km의 주행거리를 이미 만들었고, 2020년이 되기 전에 800km를 돌파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제 이성의 유혹을 뿌리치지 않아도 된다. 

전기차 성능이 낮았던 이유도 있다. 기존 전기차들은 대부분 내연 자동차 플랫폼에 엔진 부분만 배터리로 개조한 '전기차' 버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완전히 새롭게 플랫폼을 설계한 차는 BMW i3, GM 볼트, 닛산 리프 정도에 불과하다. 적극적인 기술개발도 힘들었다. 투자 대비 전기차 기대 수익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슬라 이후로는 많은 양산업체에서 오리지널 전기차 플랫폼을 만들어 내고 있다. 테슬라로 인해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만들어낸 가장 가치 있는 변화다. 전기차는 만들어야 하는 의무감이 있는 차에서, 수익성이 있는, 회사의 미래를 위한 차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났다. 


2. 자동차의 연식체계 파괴

자동차 제조사들은 똑같은 자동차를 1년이 지나면 디자인을 살짝 바꾸는 '페이스 리프트' 개념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새 모델을 사라고 강요한다. 바뀌는 것도 사소하다. 컵홀더 가리개를 추가하거나 조명등 위치를 바꾸고 새 모델이라고 우길 때도 있다. 게다가 구형 모델들은 신경 쓰지도 않는다. 그러나 테슬라는 연식 개념을 흔들어 놓고 있다. 대부분의 개선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기술이 발달하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구형 모델이라도 원하는 사양을 추가하고 싶으면 소프트웨어만 구입하면 해당 기능이 업데이트 된다. 사실 초창기 테슬라 모델 S는 문제가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기능까지 추가되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자율주행 옵션도 트라이얼로 제공하면서 한 달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겼다.


3. 자동차 판매 형태 변화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는 흔치 않은 제조사다. 모델 3는 아무런 시승행사도, 정확한 스펙 발표도 없이 40만대의 예약을 받았고, 이는 BMW가 한해 파는 미니(Mini)의 숫자와 거의 비슷할 정도다. 테슬라 매장은 애플 스토어를 본따 만든 공간으로 테슬라의 모델들을 경험할 수 있고,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하다. 영업사원이 있긴 하지만 판매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강매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영업방침 때문에 미국에서는 많은 갈등을 빚었다. 딜러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주에는 테슬라 매장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테슬라의 이런 방침은 소비자에게는 이득이다. 중간 마진이 줄고, 어디서 구입하건 모든 가격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할부 금융으로 추가 수익을 꾀하는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행태도 답습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테슬라 자동차의 할부 금융은 36개월 기준 2.2% 수준이며 72개월짜리도 2.85%에 불과하다.

기존 자동차들은 실제 판매 가격의 30%에 달하는 가격이 딜러 수수료, 영업소 수수료, 마케팅비 등으로 쓰였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런 중간단계를 없앴고, 새로운 모델3의 가격을 35,000달러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4. 에너지원의 다변화

테슬라 모터스는 테슬라의 충전 편의를 위해 슈퍼차저(Supercharger)를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편의성과 별개로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 매연을 뿜지는 않지만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어차피 원자력이나 석탄, 석유를 써야 하고 여기에서 더 많은 공해나 원자력 폐기물을 생산한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테슬라에게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테슬라는 파워월(Powerwall)이라는 리튬 이온배터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저렴한 야간 전기를 모아서 쓰거나 가정용 태양광 발전을 통해 친환경 전기를 모아 쓰라고 조언하고 있다. 파워월은 현재 용량에 따라 3,500달러(약 400만원), 3,000달러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그런데, 태양광 발전은 어떻게 해결할까?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의 '솔라시티'의 CEO 회장이다. 솔라시티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개인에게 대여해서 전기료 대신에 태양광 패널 할부값을 내고 몇 년이 지나면 태양광 패널을 소유하는 형태의 대여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궁극적으로 테슬라 유저들은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집에 설치하고 파워월에 전기를 담은 후에 무료로 테슬라 모델을 탈 수 있도록 에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에 있어 거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내연기관에 필수적인 장치들이 대부분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바퀴, 모터 외에는 하드웨어적 수리가 필요한 경우가 거의 없다. 이는 A/S비용과 기타 유지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진다. 또,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계에 비해 광고나 마케팅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 혁신적인 기술과 일론 머스크의 쇼맨쉽으로 우리 같은 미디어에서 알아서 광고를 자발적으로 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부대 비용은 절감시키고 남는 돈은 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쓴다.

물론 테슬라는 완벽한 회사가 아니고 아직도 적자를 보고 있다. 투자금이 없다면 회사 유지가 힘들다고 폄하하는 이들도 많다. 강력한 경쟁업체인 BYD, LeEco, 수소차를 선보일 토요타 등도 미래에는 테슬라보다 더 유망할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자동차 산업모델을 완벽하게 새롭게 설계하고 있는 이들은 테슬라 모터스가 유일하다. 아직도 산적한 많은 현실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모터스에게 희망을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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