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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섹시한 노트북, HP 스펙터 외관 리뷰Posted May 26, 2016 3:37:22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노트북 브랜드만 들어도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애플은 디자인, LG는 무게, 레노버는 가격, 삼성은 A/S, 그리고, HP는 튼튼함.
사실 HP 노트북은 구입이라는 말보다는 매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기업용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공개한 HP 스펙터는 HP 노트북의 선입견을 단숨에 바꿀 정도로 섹시하다. HP 스펙터의 정식 리뷰에 앞서 외관 리뷰를 먼저 진행한다. 리뷰용 제품은 엔지니어링 샘플로 내부 스펙이 양산품과는 다르다. 성능 리뷰는 추후에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디자인


우선 두께부터 얘기하자. 스펙터는 크램쉘(덮개형) 노트북 중에는 가장 얇은 10.4mm다. 2008년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맥 월드 컨퍼런스' 도중, 서류봉투에서 꺼냈던 맥북 에어의 두께는 19mm 였다. 8년이 지난 지금은 15mm 노트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10.4mm의 두께는 느낌이 또 다르다. 직접 봐야 그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노트북이 아니라 잘 가공된 대형 스마트폰 느낌이 난다. 마치 유니바디 맥북처럼 단단하고 빈틈이 없으며 날렵하다. 

스펙터가 얇으면서도 가볍고 강한 이유는 소재에 있다. 그 동안 HP는 튼튼하고 투박한 노트북을 만들어 왔다. 이유는 있다. 기업용 수요가 많아서 몸체의 강성이나 내구성이 중요한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옛날 IBM 노트북도 그랬다. 튼튼한 노트북을 만드는 방법은 비싼 금속을 쓰거나 표면을 두껍게 만들면 된다. 비싼 금속을 쓰면 가격이 높아지니 HP는 표면을 두껍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HP의 노트북은 투박했다.


그런데, 스펙터는 다르다. 비싼 금속을 아낌없이 썼다. 몸체는 알루미늄이고, 바닥은 카본을 사용했다. 알루미늄으로 내구성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파손 위험성이 적은 바닥은 카본을 써서 무게를 줄였다. 그래서 무게가 가벼운 노트북에서 흔히 보이는 삐걱거림이 없다. 상판이 단단하다. 맥북의 유니바디처럼 단단하면서 무게는 스펙상 1.1kg이다. 13.3인치 노트북치고는 괜찮은 무게다.


전체 몸체 색상은 애쉬 실버다. 진한 회색이지만 갈색 느낌도 난다. 약간 어둡지만 감각적이다. 힌지 디자인은 압권이다. 힌지 부분은 로즈 골드 색상으로 마치 골드바처럼 통째로 이음새없이 가공했다. 진짜 금은 아니고 구리를 덧씌웠다. 애쉬 실버와 골드의 조합은 듀퐁 라이터나 몽블랑 만년필의 색상 조합을 떠올리게 한다. 아주 고급스럽다.


다만 구리라는 소재가 흠집에 강한 소재는 아니다. 특히 덮개를 열었을 때, 상판과의 접촉부는 흠집이 생기기 쉽다. 구입하면 보호필름을 서둘러 씌워야 마음속 스크래치를 방지할 수 있다. USB-C 포트도 마찬가지다. USB를 끼고 빼다보면 흠집이 생길 수 밖에 없다.


HP 로고도 감각적으로 바뀌었다. 잉카 상형 문자처럼 보이는 작대기 네 개지만 신기하게도 hp 소문자가 연상된다. hp 로고도 로즈 골드 색상이고 금속 재질이다. 불은 들어오지 않는다. 


힌지의 이음새는 노트북 내부에 수납되어 있다가 덮개를 열면 열린다. 샤넬 가방에 붙은 잠금 장치 같은 느낌이다.
이음새 역시 구리로 만든 통짜 금속 소재다. 


맥북(12인치)와의 두께 비교 사진이다. 맥북은 13mm로 기존 챔피언이었다. 스펙터는 가볍게 맥북을 이겼다. 언뜻 봐도 2mm 정도 차이가 나 보인다. 두 제품의 차이는 1.7mm로 퍼센트로 따지면 맥북보다 10%이상 더 얇다. 대신 13.3인치이기 때문에 무게는 1.1kg로 더 무겁다.

실제 무게는 1.08kg으로 스펙보다 덜 나왔다. 하지만 양산 제품이 아니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댑터까지 포함한 무게는 1.3kg이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댑터 무게가 220g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거다. 어댑터가 살짝 크고 어댑터에 있는 hp로고는 구형인 점은 아쉽다. 양산품에서는 로고가 바뀔 수도 있다.

무게 배분이 잘 되어 있고, 힌지가 부드럽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로 덮개를 열 수 있다. 이런 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키보드 부분도 잘 정리되어 있다. 키보드 부분도 애쉬 실버 색상이 그대로 이어져서 힌지 부분의 골드와 잘 어울린다. 베젤의 검은색과 금빛 hp로고도 감각적이다.

키 배치는 전형적인 HP 노트북이다. 키보드 모서리에 키 디자인을 둥글게 처리하는 점도 HP 노트북의 특징이다. 또, 키보드 부분이 본체 내부로 살짝 들어가 있기 때문에 노트북 커버를 닫아도 키보드가 눌리지 않는다. 키에 새겨진 글자는 모두 금색이고, 키의 측면도 모두 금색이다. 노트북 전체에 쓰인 색상은 로즈 골드와 애쉬 실버 단 두 가지 색이다. 

 

키보드 양쪽에는 스피커가 위치하고 있다. 바닥에도 2개가 있다. 총 4개의 스피커로 입체감을 만들어 낸다.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기술이 들어가 있다. 음량은 크지 않지만 소리 밸런스는 아주 좋다. 베이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중고음이 또렷하고 음이 찢어지지 않는다.


키감은 쫀득쫀득한 편으로 타이핑하는 느낌도 괜찮다. 


팜레스트 공간이나 터치패드 크기도 적절하다. 


4개의 포트는 모두 뒷 부분에 몰려 있다. 전원을 겸하는 USB-C 포트 1개와 2개의 USB-C 포트(썬더볼트 겸용), 그리고 3.5파이 이어폰 포트가 전부다. 기존 USB 메모리나 마우스를 사용하려면 커넥터를 달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나마 단 1개를 제공하는 맥북보다는 나은 편이다.

후면부에는 배기구가 있다.
참고로 스펙터는 인텔 코어 M 프로세서가 아닌 일반 코어 i5, i7 프로세서를 쓴다. 그래서 열이 많이 난다. 다만 정식 평가는 정식 출시 제품을 가지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우선은 참고만 하자.


디스플레이 얘기도 살짝만 하고 넘어가자.
13.3인치 풀 HD 해상도이며, 315니트 밝기다. 밝기는 평범한 수준이며, 해상도 역시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한 수 아래다. HP가 업무용 제품을 주로 만든다는 것을 상기하자.
채도는 과하지 않고 눈에 자극적이지 않다. 고릴라 글래스4로 코팅해서 강도도 강하다. 역시 업무용 DNA는 버리지 않았다. 


나머지 스펙도 대강 밝히자만 코어 i7-6500U 또는 i5-6200U 프로세서가 쓰이고, 256/512GB SSD, 8GB 듀얼채널 램, 인텔 HD그래픽 520이 쓰였다. 배터리는 스펙상 9.5시간이다. 한국 발매일은 6월 중이고,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가격은 $1249부터.(약 147만원)

어차피 디자인의 끝은 소재로 귀결된다. 어느 소재를 쓰느냐가 디자인의 완성도를 좌우하며 좋은 소재 없이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만들기 힘들다.
HP 스펙터는 알루미늄, 구리, 카본이라는 고급 소재를 적절히 사용해서 뛰어난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 냈다. 때마침 바뀐 HP 로고 덕분에 더 감각적으로 보인다. 1cm 남짓의 두께와 1kg 남짓의 무게도 매력적이다.
너무 칭찬만 했던 것 같다. 사실 가격도 저렴하지 않고, 발열과 배터리 시간이 걱정된다. 하지만 그건 성능 리뷰때 다시 다루기로 하고, 지금은 마음껏 즐기자. 겉으로 보이는 만족도는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노트북 디자인의 아이콘이었던 맥북 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HP에서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