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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개발자 행사, ‘연속성과 개방’을 위한 5가지 행보Posted Jun 14, 2016 11:33:33 A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애플의 WWDC 2016 참석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WWDC는 개발자들의 축제이자 iOS, 맥 OS로 대표되는 애플 생태계의 상징같은 행사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개발자 행사가 이만큼 유명한 것도 애플이라는 브랜드 파워 때문일 거다. 태평양시 기준으로 오늘 오전 10시에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WWDC 2016은 4일간(17일까지)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아이폰 6s 시리즈가 공개됐던 장소로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한다. WWDC가 열리는 장소로는 이례적으로 큰 장소다. 무엇을 의미할까. 행사 규모의 확대다. 키노트와 별개로 진행되는 세션의 수용 인원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설명하고 보여줄 것이 많다는 것일 테다.

행사 시작까지 2시간여 남은 아침 8시 15분 팀쿡 CEO와 애플 맨들의 키노트를 보기 위해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 앞에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개발자와 미디어 5,000여 명이 넘는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1. 음성인식 비서 ‘시리’,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


이번 WWDC의 핵심 키워드는 아이폰·아이패드와 애플워치, 맥과 애플TV로 연결되는 애플 기기끼리의 연속성이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용 OS의 최신 버전인 ‘워치OS 3’, 맥용 차기 OS ‘맥OS(macOS) 시에라’, 애플tv를 위한 ‘tvOS’ 4개의 새 OS 플랫폼을 공개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도 있다. 개인 비서 ’시리’를 개발자들에게 개방했다. 시리의 개발자 키트(SDK)가 제공돼 개발자는 지금부터 새 앱 개발이 가능하다. 오늘까지는 외부 개발자가 음성인식 앱을 개발하려면 복잡한 음성인식·처리 기술을 확보하고 DB도 따로 구축해야 했다. 사실상 개발을 가로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4년 전 시리를 공개한 이래 줄곧 펴오던 폐쇄적인 정책에서 탈피해 시리 플랫폼의 SDK를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뭐가 달라질까? 이제 아이폰 이용자들이 음성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나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이 스마트 기기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기에 애플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개발자 10명 중 7명이 처음 참가했으며, 전 세계 74개국에서 장학금을 통한 참가자가 350명이며 이 중에는 18세 미만도 120명이나 된다.” 단상에 오른 애플 팀쿡 CEO는 애플 개발자 커뮤니티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현재 애플은 4가지 OS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맥은 가장 혁신적인 컴퓨터이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휴대폰과 퍼스널 컴퓨터의 개념을 바꿔놓았으며 애플tv는 TV의 미래는 앱에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애플 혼자서는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자가 자신들의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한 것이다. 앱스토어에 대한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잊지 않았다. 200만 개에 달하는 앱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1,300억에 달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는 것. 또 50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개발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2. 7배 빨라진 워치OS 3

애플이 이날 첫 번째로 발표한 ‘워치OS 3’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빠른 응답속도다. 응답 속도는 이전보다 7배나 빠르다고 밝혔다. 케빈 린치 애플 스마트워치 담당 부사장의 “눈 깜짝할 사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빨라졌을까? 원리는 단순하다. 개발자가 만든 앱이나 자체 내장된 앱에 메모리를 할당해 특정 앱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서다. 앱 실행도 사이드 버튼을 눌려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훨씬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메시지 회신도 간단해졌다. 메시지가 오면 아래로 스크롤하고 스마트 답변 후보군 중 하나를 탭해 회신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에 쓴 필기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스크리블(Scribble)’ 기능도 추가했다. 현재 영어와 중국어는 지원하지만 한국어는 제외됐다. 쌩큐! 팀쿡!



‘뉴머럴스(Numerals)’라는 활동량 워치 페이스가 추가된 페이스는 때와 장소에 따라 쉽게 변경되도록 했다. 워치OS 3은 액티비티 셰어링(Activity Sharing)이라는 기능도 추가했다. 혼자 하면 자칫 지겨운 활동을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며 운동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동기 부여를 함으로써 자연스레 활동량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운동 정보뿐 아니라 공유한 사람들과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다리가 불편한 이들을 위한 휠체어 전용 모드도 새로 생긴다. 다리가 아닌 팔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모드가 필요하다는 데서 착안한 기능이다. 또 새롭게 추가된 기능으로 'SOS'가 소개되었다. 이것은 사고나 응급시 사이드 버튼을 계속 누르는 것으로 119와 연결이 된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사용 가능하다. 가족 긴급 연락망으로 메일을 보내고 의료 정보 표시 기능도 있다. 올 가을에 정식 버전이 무료 업데이트된다.

참고 링크 : 더 빠르고 더 똑똑해진 '워치OS 3'



3. tvOS ‘통합 인증’ 박수 갈채

'에디큐' 애플 아이튠스 및 서비스 부사장이 tvOS를 소개했다. TV의 미래는 앱에 있다는 팀쿡 CEO의 말처럼 현재 애플TV는 1,300여 개의 동영상 채널과 6,000개가 넘는 앱을 보유하고 있고, 새 tvOS에서 폭스스포츠 Go(Fox Sports Go)와 몰로토프(Molotov),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 등이 새로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을 리모컨으로 쓸 수 있는 앱과 음성 비서 시리를 이용한 영화와 TV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의 음성 검색 기능도 돋보였다. 하지만 현장 개발자들이 환호한 것은 ‘통합 인증(Single sign-on)’ 기능이었다. 맥,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기기에서 한 번 로그인을 한 앱은 애플tv에서 자동 로그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폰에서 내려받은 앱이 애플tv 화면에 곧바로 표시되기도 한다. tvOS는 올가을에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4. OS X, 이제 맥OS

맥용 OS의 이름이 15년 만에 바뀌었다. 그동안 ‘OS X’으로 불렸던 맥용 OS 이름을 ‘맥OS’로 변경하고 그 첫 번째 버전인 ‘맥OS 시에라’를 오는 가을 출시한다고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전했다. 새 기능의 핵심은 전체적인 흐름의 다른 애플 기기와의 연속성이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사용자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맥을 잠금 상태에서 해제하는 ‘오토 언락(Auto Unlock)’ 기능이 추가됐다. 가령 작업 도중 잠깐 자리를 비우면 다시 암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는 불편을 해결한 것이 이 기능의 핵심이자 원활한 작업 연속성을 돕는 것이다.



‘유니버설 클립보드(Universal Clipboard)’ 기능이 추가돼 iOS 기기와 맥 사이의 이미지, 텍스트의 복사와 붙여넣기도 간편해진다.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해둔 문서 또한 맥과 iOS 기기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다. 애플페이도 맥에 흡수됐다. 사파리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결제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에 결제 화면이 나타나고 지문을 덧대면 결제가 완료되는 식이다. 당연히 시리도 맥으로 들어왔다. 아이패드 프로를 PC 대체재로 끌어올린 ‘PIP(Picture in Picture)’ 기능을 통해 재생 중인 영상을 바탕화면에서 사피리 화면으로 옮길 수 있다. 또 시리로 검색한 영화 검색 결과를 보고 애플페이로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다. 맥OS 시에라는 개발자 버전은 7월, 정식 출시는 가을 예정이다.

참고 링크 : 새 이름은 '맥OS 시에라' 새로운 기능은?




5. 10가지 판올림 ‘iOS 10’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iOS 10이다. 이름처럼 새로운 기능 10가지를 집중 소개했는데 여기서는 인공지능 '시리’와 2세대로 판올림 된 애플뮤직을 다룬다. iOS 10의 세부 기능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참고 링크 : iOS 10을 기대하게 만드는 새로운 기능 10가지


시리는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외부 개발자도 접근이 가능한 만큼 메시지와 피트니스, 모바일 결제, VoIP 전화 등 다양한 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XXX에게 카톡으로 지금 간다고 전해줘.”라고 말하면 시리는 메시지 앱 대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식이다. 그리고 지능 자체도 향상돼 대화 중 날짜를 통해 일정을 확인해주고 다국어도 지원한다.

뮤직(Music) 앱도 단단히 손을 봤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정액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선보이며 6월 3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3개월의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했다. 실제 과금이 시작된 것은 9월 30일부터. 애플은 오늘을 기준으로 유료 회원 수 1,500만 명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스포티파이(Spotify)’의 유료 회원 수 2,000만 명 돌파까지는 앞으로 5개월 남짓이다. 올해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 2세대쯤 되는 새 애플뮤직 앱은 보다 직관적인 디자인이 포인트다. 라이브러리에 있는 모든 걸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했고 음악을 감상하면서 가사를 체크하는 기능도 곁들였다. 사용자 개개인에 특화된 재생 목록(For You) 기능도 만들 수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포스트를 확인하거나 인기 차트, 라디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iOS 10에서 스마트홈 제어를 위한 앱도 표준 탑재했다. ‘홈(Home)’은 일반 명사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명확하게 인식된다. 애플은 이미 오래전 ‘홈킷(HomeKit)’이라는 API를 공개했고 홈은 ‘헬스킷(HealthKit)’과 ‘헬스(Health)’의 단순한 명칭을 차용한 것이다. 2014년 공개된 홈킷은 사실 그동안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현재 미국 애플 스토어에서 스마트 잠금 시스템이나 전구, 전원 어댑터 등 몇몇 장치를 제외하고는 내세울 만한게 없다. 아직 채워야 할 공간이 많다는 얘기다. 애플은 카메라와 도어락 등이 추가되는 등 제휴 기업을 늘리는데 신경을 섰다. 홈 앱의 기능 데모도 덧붙였는데 정해진 시간에 조명이나 블라인드를 치는 등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되게 할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는 기본이고 애플워치에서도 이것들을 제어할 수 있다. 심지어 제어 센터에서도 곧바로 접근할 수 있고 잠금 화면에서 도어락 카메라를 보고 대화 탭을 이용해 해제할 수도 있다.




원모어씽 “아이도 코딩을”

한국은 현재 코딩 때문에 난리다. 2018년 초·중교 정규 과목이 되고 서울대의 교양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불기 시작한 코딩 열풍에 엄마들 속이 타들어간다. 한국인을 위한 보너스일까? 다시 무대에 선 팀쿡 CEO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누구나 손쉽게 코딩할 수 있는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Swift)’의 아이패드용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깜짝 발표한 것. 아이패드만 있으면 누구나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MIT에서 교육용으로 개발한 블록 방식의 코딩 도구인 스크래치의 애플 버전인 셈이다. 원기둥, 직사각 기둥 등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드래그해 조합하는 얼핏 보면 게임을 하는 것 같지만 코딩 도구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짜는 도구다. 팀쿡 CEO는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가 자녀의 학습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 버전은 오늘, 7월 공개 베타를 배포한 뒤 가을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 배포한다.
애플 WWDC 2016은 한 해 계획을 공개하는 자리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새 운영체제와 개발도구 공개는 애플의 마니아 층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더 즉각적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