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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민 포러너 235 리뷰, 손목 위의 똑똑한 트레이너Posted Sep 30, 2016 11:43:01 A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스마트워치 효용성에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기능은 많지만 또, 마땅히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기능은 많지 않다. 길어야 3일 정도인 배터리 지속 시간도 약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GPS 전문 기업 가민은 경쟁사와 달리 활동계로서 정체성을 강조한 ‘포러너 235’를 꺼내들었다. 포러너 235는 스마트워치를 차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까. 직접 사용해봤다.



디자인

가민은 포리너 235에 직경 45mm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손목이 얇은 이들에게는 다소 다이얼이 크지만 손목에 착용했을 때 아날로그시계보다 가벼웠다.
시침과 분침이 있는 페이스를 선택했지만 아날로그 시계보다는 전자 디스플레이 느낌이 많이 난다.

일반 시계를 추구하는 애플워치와 비교하면 가민이 좀 더 스포츠 워치 느낌이 강하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즘 운동해?"

사실 포러너 235는 국내에 정식 발매되기 전부터 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 포러너 235는 42g의 가벼운 무게와 실리콘 밴드의 견고한 착용감을 앞세운 운동 파트너로 달리기나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다만 완전 방수는 아니다. 생활방수가 돼서 땀이 스며들지 않고 샤워를 하고 손을 씻는 정도는 괜찮다.
직접 경험해 보니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동안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 착용감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민트 컬러의 밴드는 정말 어색하고 촌스럽다. 재빨리 여분의 블랙 컬러 밴드로 교체했다.

일반적으로 가민워치는 배터리를 위해 흑백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경우가 많은데, 가민 235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대신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도트 품질이나 색재현성은 낮다.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용도가 아니라 철저하게 기능적인 컬러 디스플레이다. 최소한의 색상만 표현하는 화면은 강렬한 햇살의 야외에서도 잘 보인다.
또,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터치 기능도 생략했다. 터치 대신 다섯 개의 버튼으로 모든 동작을 제어한다. 터치가 아니라서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이틀 정도 지나서는 간결한 조작이 오히려 편했다. 격한 운동을 할수록 오동작 방지가 돼서 더 좋을 것 같다. 어두운 곳에서는 조명 버튼(태양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백라이트가 켜져 화면을 밝게 바꿔준다.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지만 사용방법이나 방식은 일반 아날로그 시계처럼 사용하게 했다. 

포러너 235는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더라도 시계를 보거나 걸음 수를 측정하는 등 활동계 기능은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메시지 같은 알림이 수신되게 하려면 스마트폰(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에 전용 앱(커넥트)을 설치하는 게 좋다. 현재 아이폰6s 플러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 폰에 앱을 내려받았다. 블루투스 연결로 들어가 포러너 235와 연동시켰다. 포러너 235에는 정말 다양한 기능들이 있는데 광학 심박계로 평상시나 운동할 때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고, 회복 안내 기능으로 다음 운동을 언제쯤 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귀찮은 트레이너가 옆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GPS 기본 탑재

1세대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자연스레 비교가 됐다. 포러너 235는 GPS가 내장돼 운동 버튼(민트 컬러)를 누르면 나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달린 코스와 속도, 시간을 빠짐없이 상세히 기록한다. 특히, 페이스가 유용하다. 1km를 달리는 데 현재 속도와 달린 거리를 큼지막한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3개월 전 1km당 평균 6분 35초였는데 이제는 5분 13초에 달린다.


막연히 달린 거리와 시간만 기록하는 것과 달리면서 그것들이 육안으로 확인된다는 것은 동기부여에 차이를 가져온다. 장거리를 전문적으로 달리는 러너에게 아주 매력적인 기능이다. GPS가 없는 1세대 애플워치로 이렇게 하려면 손에 아이폰을 쥐고 혹은 암밴드를 착용하고서 달려야 한다.
포러너 235의 GPS는 일반 모드와 글로나스(GLONASS) 데이터를 조합한 모드 둘로 나뉜다. 일반 모드는 탄천 같은 탁 트인 공간에서 알맞고, 산악자전거 같은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는 GPS 정확도가 높은 '글로나스' 모드를 쓰는게 좋다. 스위치 방식의 모드 변경도 간단하다. 만약 GPS를 켜고 계속 움직이면 배터리는 11시간 동안 지속된다. 이렇게 모이는 운동 데이터는 스마트폰 없이 포러너 235 자체에 기록이 된다. 최대 200시간의 운동 기록이 저장돼 스마트폰, 컴퓨터에 일일이 연결해서 동기화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만으로도 포러너 235를 착용해야 할 이유 하나가 생긴 셈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면 말이다.



심박수

심박수는 운동 강도의 바로 메타다. 이를테면 같은 30분의 유산소 운동을 하더라도 심박수에 의해 운동 효과는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심박수가 높을수록 효과가 크다. 그런데 이걸 전문 트레이너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그래서 심장이 움직이는 횟수를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기준이 필요한 거다. 다이어트는 특히 지방 연소가 중요하다. 30분 조깅을 하더라도 천천히 달려서는 큰 효과가 없다. 다리를 올리는 각도가 밋밋하고 보폭을 좁게 천천히 달려서는 말이다. 심박수가 실시간 표시되면 걷는 중간중간 보폭,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포러너 235는 광학 센서를 통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가민 엘리베이트’ 기능이 탑재됐다. 손목과 맞닿는 부분에 불빛을 쏴 혈류를 감지하고 심박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비싸고 흉한 가슴 스트랩 없이 정확한 심박수 측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걷기 시작 30분은 135~145 정도,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140~160 수준을 유지하며 뛰어보자. 가슴 뛰는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을 마치면 기록 저장 여부를 묻는다. 이 기록은 시계에 저장되고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동기화하거나 컴퓨터에 연결해 자세히 결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심심하다면 심박수 영역, 최대 유산소 섭취량(VO2 MAX) 등을 측정해 사용자에게 적절한 운동량을 제시하는 기능을 활용해보자. 심박 센서가 활성화된 채로 야외에서 운동하면, 심박수와 거리를 바탕으로 일정 거리를 얼마나 걸려서 주파할 수 있는지 예측해준다. 막연하게 감으로 찾아야 했던 운동 강도와 양을 제시하는 것이라 자신이 원하는 목표치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을 테다.


포러너 235에는 모션 센서가 탑재되어 있기에 수면 모니터링도 한다. 깊은 숙면은 얼마나 했는지 전체 수면 시간과 함께 그래프로 표시된다. 사용자가 뭔가를 따로 하는 것 없이 그냥 착용하고 있으면 된다. 애플워치에도 들어가 있는 기능인데 1주일에 한 번 충전하는 포러너 235와 다르게 매일 충전을 해야 해서 나는 몇 번 사용을 못 했다.



알림과 데이터

스마트폰과 연동되면 상당히 다양한 알림이 포러너 235로 전달이 된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시계에서 바로 확인하고 내용을 읽을 수도 있다. 출근길에 혼잡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폰을 꺼내지 않고도 시계만 보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어 편했다. 진동 상태의 스마트폰을 재킷, 가방에 두면 전화를 놓치기 쉬운데 진동으로 전화가 왔다고 알려주는 것도 좋았다. 단, 터치 디스플레이가 아니어서 메시지 회신은 할 수 없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알림 기능이 조금 다르다. 안드로이드는 커넥트 앱에서 앱별 알림 설정이 가능하다. 아이폰은 그렇지 않다. ‘설정→알림’의 옵션에 따라 수신이 되고 안되고 한다.


포러너 235는  ‘가민 커넥트'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시계에 기록된 모든 데이터가 업로드된다. PC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나온다. 시계 화면의 작은 숫자들로는 분석이 어려운 운동량을 날짜별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나타나서다. 주파 거리, 구간별 기록, 랩타임 등 달리기나 사이클과 관련된 각종 전문적인 데이터가 제공되는데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확실히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강력한 통계 분석은 전문 트레이너가 운동 결과를 분석해 코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배터리

매일 걸음 수를 측정하고 주말 2시간 달리기와 4시간 사이클을 탔는데 1주일 지나서 20% 전후의 배터리 잔량을 기록했다. 수면까지 기록해 밤에 잘 때도 착용했다. 즉, 24시간 사용해도 일주일 넘게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최소화하고, 애플워치처럼 쳔연색을 지원하는 터치 디스플레이도 아니어서 그렇다. 하루에 한 번 꼬박꼬박 충전이 팔요한 애플워치와는 편의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개선이 필요한 불만도 있다. 실리콘 밴드는 부드럽고 그래서 착용감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고정용 구멍의 수가 너무 많아 착용할 때 약간 불편하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동이 잘 안되기도 했다. 블루투스가 켜진 상태에서 충전을 하면 충전 클립 분리 후 스마트폰과 동기화가 안 되는 현상이 발생해서다. 정확하게는 '연결 대기 중’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일단 이렇게 되면 시계를 꼈다 켜는 재시작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경우는 앱에서 시계를 삭제하고 패어링부터 다시 했더니 정상적인 동기화가 됐다. 그러나 이것이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블루투스를 끈 상태에서만 충전을 했다. 디스플레이 아래쪽이 약간 잘려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는 점도 신경 쓰인다.

포러너 235는 더 멀리 빠르게 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트레이너 같은 스마트워치다. 한자리에 오래 머물면 가벼운 진동과 '어서 운동하세요'라며 움직이라고 채근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샐러리맨들에게 틈틈이 움직이라 권하는 운동 파트너인 셈이다. 정확한 GPS와 심박 센서는 운동을 즐기는 전문 러너들도 1순위로 고려해볼 매력이다. 하지만 패션 아이템으로서 별로다. 투박한 원색의 디자인은 슈트보다 운동복에 잘 어울린다. 슈트에 전자시계라니. 패션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



장점
- 강력한 GPS
- 오래가는 배터리 지속 시간
- 활동 데이터의 정교한 분석


단점
- 스포츠용 디자인
- 터치 미지원 디스플레이
- 블루투스 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