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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1 리뷰, 360도 음상 스피커Posted Dec 9, 2016 4:16:38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뱅앤올룹슨이 베오사운드1(BeoSound1)을 출시했다. B&O의 오랜 팬이라면 약간 의아할 거다. 뱅앤올룹슨은 이미 2001년에도 베오사운드1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과거 베오사운드1의 리뉴얼판은 아니다. 과거 제품은 평판형 디자인에 CD플레이어와 FM라디오를 지원했는데, 이번 베오사운드1은 원뿔형 디자인이고, 블루투스와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을 지원한다. 이름이 왜 같은지는 잘 모르겠다. 뱅앤올룹슨측에 물어봤더니 자신들도 모른단다. 청문회 증인도 아니고....
어쨌든 완전히 새로워진 베오사운드 1을 리뷰했다.


디자인

뱅앤올룹슨은 크게 개인용 브랜드인 '베오플레이'시리즈와 뱅앤올룹슨 본 브랜드로 나뉘어져 있다. 베오플레이가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조한다면 베오사운드1은 뱅앤올룹슨 본 브랜드답게 좀 더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높이는 32.7cm, 아래 지름은 16.2cm 무게는 3.5kg으로 집안 어디에 두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콤팩트한 크기다.

몸체는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 재질이다. 표면은 헤어라인 가공이 되어 있다. 알다시피 뱅앤올룹슨은 알루미늄을 가장 잘 다루는 회사 중에 하나다. 완성도 높은 마감과 균일한 표면이 감탄을 자아낸다. 

디자이너는 톨슨 벨루어(Torsten Valuer)다. 데이비드 루이스 사후에 '데이비드 루이스 디자이너스'를 이끌며 뱅앤올룹슨의 주요 라인업을 디자인하고 있다. 국내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시리즈의 디자인에 참여했던 적도 있다.

톨슨 벨루어는 빛의 명암을 잘 활용하는 디자이너다. 베오사운드1 역시 어두운 부분을 활용해 마치 공중에 뜬 듯한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몸체는 원뿔형인데, 상단부와 몸체 사이에 공간이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상단 부분만 공중에 뜬 느낌이다. 


바닥 역시 착시효과로 마치 공중에 뜬 듯하다. 색상은 은색 한 가지 뿐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언뜻 보면 고급 보온병 같지만 집안 어디에 두어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식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인지과학자인 도널드 노먼이 쓴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라는 책에는 가장 좋은 디자인은 설명이 없는 디자인이라고 주장했다. 베오사운드1이 바로 그런 디자인이다. 몸체에 아무런 설명이 없다. 몸체에는 단 하나의 버튼이나 아이콘도 없다. 심지어 전원 버튼도 없다! 처음 보는 이들은 어떻게 조작을 해야 할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우선 사람이 가까이 가면 조작 준비가 된다. 근접센서가 사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상단을 살짝 터치하면 불빛이 들어오며 블루투스 연결이 된다.

원형 다이얼을 돌리면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볼륨 단계별로 살짝 걸리는 느낌이 있다. 아날로그 볼륨단자의 손맛을 그대로 살렸다.

곡을 넘길 때는 불빛에 손가락을 가볍게 문지르며 지나가면(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음 곡으로 넘길 수 있다. 손을 반대로 문지르면 이전 곡을 재생한다. 아주 우아한 인터페이스다. 

그러나 기능은 두 가지 밖에 없다. 만약 좀 더 세부적인 설정을 하려면 뱅앤올룹슨 앱(베오 셋업)을 설치하거나 별매의 리모트 콘트롤을 구입해야 한다. 특히 애플 에어플레이, 구글 캐스트에 연결하거나 스포티파이, 디저, 튠인(DAB)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베오 셋업을 설치해야만 한다. 이 앱을 직접 설치해 봤는데, 로딩이 너무 심해서 꽤 불편하다. 

이것저것 복잡하면 그냥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볼륨과 곡넘김 만으로 이용해도 된다. 사실 스포티파이, 디저 등에는 국내 곡도 많지 않고, 튠인은 한국 방송이 없어 유명무실한 기능 들이다.

연결 포트는 바닥 부분에 유선랜 포트 뿐이다. 그 밖에 베오링크 멀티룸 기능을 지원해서 집안에 있는 모든 뱅앤올룹슨 기기와 동시에 싱크시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스마트폰에 베오뮤직 앱을 설치해야 한다. 

배터리도 내장되어 있다. 완충 시에 16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한데, 그렇다고 해서 밖으로 마구 가지고 다닐만한 제품은 아니다. 집안에서 잠깐씩 옮기며 듣는 용도의 배터리라고 보면 된다. 실제 사용시에 볼륨을 높이면 16시간이 아니라 3~6시간 정도 들을 수 있다.



음질

음질 얘기를 해 보자.
베오사운드1은 1.5인치 풀레인지 한 개, 4인치 우퍼 한 개로 구성되어 있고, 총 60W급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 상단 부분에는 풀레인지 유닛이, 바닥면에는 우퍼가 있다. 재생 대역은 35~24,300Hz로 크기에 비해 재생 대역이 높다.

베오랩5[베오랩5]

베오사운드1은 한 때, 뱅앤올룹슨의 가장 비싼 스피커였던 베오랩5의 축소판이다. 베오랩5와 마찬가지로 '어쿠스틱 렌즈 기술'이라는 360도 음상 기술이 적용되어 집안 어디에 있어도 동일한 음질을 들을 수 있다. 어쿠스틱 렌즈 기술은 뱅앤올룹슨이 특허를 가진 기술이다. 집안 모든 위치에 음을 균일하게 전달하는 기술로 상단부의 유닛과 하단부의 진동판이 음압을 조절하는 상당히 복잡한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더 완벽하게 구동되려면 '어댑티브 베이스 콘트롤'이 추가되어 방의 환경을 분석해야 하는데, 베오사운드1에는 이 기술은 빠진 듯 하다. 가격의 한계보다는 크기의 한계 때문이다. 

다만 크기는 작아도 베이스가 부족하지도 않다. 우퍼가 바닥 부분에 따로 있어 저역을 재생해 낸다. 30평대 아파트 거실 정도는 음악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베이스가 하단에 붙어 있기 때문에 어떤 바닥에 놓느냐에 따라 음질이 차이가 난다. 돌이나 대리석 바닥보다는 나무 바닥이 좀 더 내 취향에 맞았다. 

음색은 뱅앤올룹슨의 DNA가 그대로 살아 있다. 차갑고 깔끔하다. 대역폭이 넓기 때문에 저역도 빵빵하고, 고역도 매끄럽다. 특히 보컬 음악이나 바이올린 같은 현음악은 기가 막히게 재생한다. 360도로 퍼지는 음상 덕분에 울림이 강한 혼(트럼펫, 섹소폰)은 특히 뛰어나다. 라이브 음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크기의 한계가 발목을 잡는다. 스피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음질이 확확 달라진다. 세팅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스피커를 세팅할 때, 유닛을 귀높이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베오사운드1은 귀높이 아래에 두는 게 더 좋은 음을 낸다.

또, 360도로 퍼지는 음상은 공간의 한계를 없애지만 단점도 있다. 반사음과 직진음이 엉키게 되면 음의 간섭현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을 위상차라고 하는데, 베오사운드1은 위상차가 꽤 느껴진다. 이런 음의 간섭을 최소화하려면 스피커를 벽에 바짝 붙여 놓는 게 좋고, 후면에 적당히 흡음이 되도록 세팅하는 게 좋다. 반사음이나 바닥면을 잘 세팅하지 않으면 자칫 실망스러운 소리를 낸다. 아주 단순한 스피커지만 음질 세팅은 쉽지 않다.



결론

베오사운드1은 뱅앤올룹슨 본 브랜드 중에는 가장 저렴한(?) 187만원의 가격이다. 이 가격은 베오플레이의 가장 비싼 모델인 베오플레이 A9보다 저렴하다. 서브 브랜드보다 저렴한 본 브랜드인 셈이다.

음질은 특정 장르에서는 탁월하지만 모든 음악 장르에서 일정한 수준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런 면에서는 베오플레이 A9이 더 우수하다. 대신 베오사운드1은 아주 간편하게 음악을 듣는 용도다. 복잡한 연결도 필요 없고 공간도 적게 차지한다. 비싸기로 유명한 뱅앤올룹슨 액세서리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을 하면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간편하게 뱅앤올룹슨 특유의 음색과 감성을 즐기려는 이들을 위한 스피커로 이해하면 된다.


장점

- 높은 디자인 퀄리티
- 혁신적인 인터페이스
- 360도 음상
- 혼과 보컬, 라이브 음악에 특화된 음질


단점

- 빠른 음악에 약점
- 뱅앤올룹슨 앱의 완성도 떨어짐
- 비싼 가격
- 지문이나 먼지가 잘 드러나는 재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