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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맥북 프로 13인치 리뷰, 터치바의 다양한 매력Posted Dec 13, 2016 12:42:38 PM

이상우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aspen@thegear.co.kr

신형 맥북 프로는 짧은 시간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터치바 때문이다. 펑션키가 있던 가장 윗줄에 자리 잡은 이 터치바는 아이폰 화면을 터치할 때처럼 아주 유용한 상황별 제어 기능이 제공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이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맥북 프로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성능, 기존 맥북 에어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휴대성을 동시에 갖췄다.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무려 4년 만에 나온 신형 맥북 프로를 상자에서 꺼내는 순간, 기존 맥북 프로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든다. 애플 마크도 작아졌고, 블랙 스테인레스 스틸로 마감했다.

리뷰 제품은 새로운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이다. 디자인적으로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 사과 마크 제외하고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워낙 오래 유지되어 온 기존 디자인 때문인지 변화가 확연히 느껴진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연결되는 알루미늄 재질의 얇아진 힌지는 맥북 12인치와 닮았다.

무게와 두께도 줄었다. 내가 리뷰한 13인치 모델은 같은 크기의 기존 맥북 프로보다 17% 얇고 부피는 23% 줄었다. 맥북 프로지만 그냥 13인치 맥북 에어보다 고작 0.3mm 두껍고 20g 더 나갈 뿐이다. 무게 감량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다만 나는 조금 무겁더라도 기존 13인치의 자연스럽게 열리는 상판을 선호한다. 상판을 열면 새로 설계된 뻑뻑한 힌지 탓에 제품 전체가 뒤쪽으로 살짝 밀린다. 애플은 감성적 사용자 경험을 중요시하는 회사였는데, 미세하지만 이런 디테일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더 밝고, 더 선명해졌다. 67% 향상된 명암비 덕분에 검은색은 더욱 검게, 흰색은 더욱 하얗게 표현이 된다. 색영역 또한 sRGB 대비 25% 넓어졌다. 4K 아이맥과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아이폰 7 시리즈에 이어 4번째로 P3(디지털 시네마 규격) 색영역을 지원하는 애플 기기가 됐다. 2015년형 13인치 맥북 프로와 나란히 놓았더니 신형 맥북 프로의 채도, 휘도가 확연히 뛰어나다.  




확장성


하드웨어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이상 변화가 많은 것이 확장 인터페이스다. USB 타입A 슬롯과 SD 카드 슬롯, 맥세이프 충전 단자도 모두 사라졌다. 썬더볼트3 단자와 3.5mm 헤드폰 잭뿐이다. 다행인 것은 애플답지 않게 썬더볼트3 단자를 4개나 탑재했다는 점이다. 세상에나!

사실 이것은 예상했던 바다. 12인치 맥북은 하나의 USB 타입C 단자만 적용했고, 그 동안 어댑터와 케이블 종류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애플로서는 썬더볼트3 단자만 남기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을 거다. 썬더볼트 3 단자는 최대 40Gbps 처리 속도로 선더볼트 2의 2배의 대역폭을 이용할 수 있다. 큰 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 포트와 USB 3.1(최대 10Gbps)과 호환이 되고 충전도 이것으로 한다. 변환 어댑터를 따로 구입만 하면 외부 기기 연결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용자 개개인의 요구에 맞춘 만능 단자라는 의미다. 물론 변환 어댑터를 구입해야 하는 비용적 불합리는 애플이 책임지지 않았다.

그런데 13인치와 15인치의 썬더볼트 3 단자는 성능이 약간 차이가 있다. 13인치의 오른쪽 2개의 썬드볼트 단자 대역폭이 하향 조정된 것. CPU와 그래픽 카드처럼 15인치 모델과의 차별화를 위한 옵션이다. 15인치는 5K 디스플레이 2대를 동시에 연결 가능하고 13인치는 5K 디스플레이와 4K 디스플레이 동시 연결만 지원된다. 

하지만 이것보다 불편하고 불만스러웠던 점은 자석으로 부착되어 전원을 충전하는 맥세이프의 부재다. 맥세이프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맥북과 전원 케이블 사이의 견고한 연결을 유지한다. 그러다가 발에 전원 케이블이 걸리는 등의 순간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맥북 프로와 쉽게 분리가 돼 정말 유용했다. 신형 맥북 프로는 앞서 언급했듯이 12인치 맥북처럼 USB 타입C 단자를 통해 전원이 공급된다. USB 타입C 지원 기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에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어쨌든 애플이 맥세이프를 포기한 것은 안타깝다.


사용 편의성


키보드는 새로 디자인된 2세대 나비식 구조가 적용됐다. 12인치 맥북에서 채택된 1세대 나비식 키보드의 스트로크가 얕다는 불만을 2세대는 소재 변화를 통해 스트로크가 실제보다 깊게 느껴지도록 함으로써 키감을 개선했다고 한다. 실제로 타이핑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1세대 맥북 키보드와 차이가 크지 않았고 게다가 현재 사용 중인 2015년형 맥북 프로의 키보드가 손에 더 맞았다. 아무래도 나비식 키보드가 제대로 눌렀는데도 중간에 걸쳐있다는 느낌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조금 더 누르는 과정이 반복돼서 그렇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트랙패드는 딱 보기에도 커졌다. 거대해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2015년형 맥북 프로에 비해 46% 넓어진 크기다. 제스처를 많이 쓰는 사용자들이 환영할 만한 변화다.

트랙패드 면적이 너무 넓어 타이핑할 때 실수로 건들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내 경우엔 타이핑 도중 커서가 화면 다른 곳에 이동하는 경우는 없었다. 

새로 디자인된 스피커는 2배에 달하는 다이내믹 레인지에 볼륨은 58% 더 커졌다. 저음도 2.5배 커져 쿵쿵 울리는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시스템 전원에 직접 연결된 스피커의 전력이 3배 향상된 결과다.


터치바


신형 맥북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인 '터치바(Touch Bar)'다. 터치바는 펑션키를 대체하는 동시에 애플리케이션별 생각지 못한 다양한 제어 기능들을 제공한다. 터치바의 느낌은 아이폰 화면을 터치했을 때와 비슷하다. 기본 설정은 오른쪽 고정된 4개(시리, 음소거, 볼륨, 밝기)의 '컨트롤 스트립'과 실행 중인 앱이 전환되면 그에 따라 기능 키가 바로 바뀌는 나머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컨트롤 스트립의 가장 왼쪽 '<' 버튼을 누르면 추가 기능 키가 펼쳐지고 그 상태에서 '×' 버튼을 누르면 숨겨진다. 그리고 60초 이상 사용을 안 하면 어두워지고 15초 후 터치바는 완전히 꺼진다.


터치바의 매력은 앱이 전환되면 그에 따라 기능도 바로 바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파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열 때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는 사이트가 탭으로 표시된다. 이것을 탭 하면 맥북 프로 화면에 곧바로 해당 사이트가 뜨는 식이다. 메시지, 메일은 자주 사용하는 텍스트나 이모티콘을 보여준다. 사진 앱의 전체 화면 앨범으로 표시하면 저장되어 있는 사진과 동영상의 썸네일이 터치바에 표시돼 다른 보고 싶은 사진, 동영상을 찾을 때 편리하다.


터치바는 위치상 키보드의 확장 역할도 한다. 사진 편집을 할 때 밝기, 회전 각도 조정을 터치바에서 지정할 수 있다. 트랙패드에서 마우스 커서를 누른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패드를 누른채 위치를 이동하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편집 중인 메일을 닫을 때 저장 여부를 묻는 선택 버튼도 나타난다. 전에는 그 버튼을 키보드 엔터 키나 마우스로 클릭해야 했다. 키보드 작업을 하는 도중 트랙패드나 마우스로 이동하는 시간을 없애 훨씬 작업이 간결해 진다. 

파이널 컷 프로에 할당된 기능도 마음에 들었다. 트림의 시작 및 종료 지점을 지정하거나 타임라인 전체를 표시하고 터치 조작으로 편집하고자 하는 지점으로 점프할 수 있다. UI가 변경돼 한참 동안 찾았던 타임라인의 줌 슬라이더 등 주요 작업 툴이 터치바에 표시돼서 결과적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됐다. 좀 과장해서 칭찬하자면 터치바는 서브 디스플레이 역할도 한다는 점이다. 포토샵 같은 편집 툴이 많은 앱의 경우 화면 상의 툴이 터치바로 이동하므로 제한적인 화면을 최대한 넓게 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터치바 오른쪽 맨 끝의 터치ID를 사용하면 따로 암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맥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사용자별 지문 3개가 저장되는데 이렇게 5명의 다른 사용자 지문을 저장하고 손가락 터치로 맥 잠금 해제와 앱스토어 암호 인증이 된다. 원래 이 터치ID는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 인증할 필요 없이 사파리에서 애플 페이로 결제도 가능하지만 국내는 현재 서비스되지 않는다.

애플이 신형 맥북 프로에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을 집어 넣었다. 살짝 들면 순간 절전 모드가 해제되고 잠금 화면이 표시되는 iOS 10의 ‘들어서 깨우기’와 유사하게 작동을 한다. 절전 모드에서 깨어났을 때 터치ID에 손가락을 살짝 갖다 대면 잠금이 풀리고 전에 작업 화면이 열린다. 전원이 완전히 껐을 때도 동일한 작동을 한다. 심지어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면 아이폰처럼 ’띵~’하고 전원 연결음이 울린다.

터치바 기본 기능의 사용자 설정도 당연히 가능하다. 파인더 메뉴에서 '보기→터치바 사용자화'를 차례로 클릭하면 정말 많은 버튼이 나타나는데, 이 중에서 사용할 버튼을 터치바로 끌어다 놓으면 된다. 같은 방법으로 사파리, 메일 등 터치바 지원 앱은 제어 기능 키를 변경할 수 있다. 사용 중인 애플리케이션의 터치바 지원이 궁금하다면 보기 메뉴에 터치바 사용자화 옵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자.


성능

신형 맥북 프로는 쾌적하게 움직인다. 리뷰 모델은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2.9GHz)를 탑재해 처리 성능이 향상됐고, 웹서핑이나 메일 확인 같은 가벼운 작업은 전력을 절약하는 기능이 작동을 한다. 8GB 2133MHz LPDDR3 메모리가 적용됐고, 저장 장치는 SSD 타입의 512GB를 채택했다.

먼저 긱벤치(4.0.3)의 64비트 CPU 테스트에서 리뷰 제품은 싱글 코어 점수가 3935점, 멀티 코어는 7683점을 기록했다. 같은 테스트에서 각각 3799점, 7418점을 기록한 2015년형 맥북 프로(인텔 코어 i5 2.9GHz, 8GB)에 비해 약간 향상됐다.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같은 긱벤치의 오픈CL 테스트에서는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 550이 탑재된 리뷰 제품은 30,484점을 획득했다. 16,612점을 얻은 2015년형 맥북 프로(인텔 아이리스 그래픽 6100)보다 50% 이상 높은 수치다.

저장 장치 성능은 크게 향상됐다.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의 결과는 평균 쓰기 속도가 1829.5MBps였고, 읽기 속도는 벤치마크 측정 한계점인 2000.0MBps를 기록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돼야 정확한 측정이 될 것이다. 신형 맥북 프로에 적용한 PCIe 타입 SSD가 최대 3.1/2.1Gbps의 읽기/쓰기 속도를 지원하고 쓰기 속도가 이론치에 거의 근접한 것에 비춰보면 읽기 속도는 2,700MBps은 무난히 넘어설 것 같다. 비교 제품인 2015년형 맥북 프로가 여기서 얻은 점수는 각각 928.7/1251.2MBps였다.



결론


신형 맥북 프로는 두께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높였고, PCIe 플래시 스토리지는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신형 맥북 프로를 구입하기 전 어댑터 같은 주변기기 구입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작년 맥북 프로는 USB, 썬더볼트 2, 맥세이프 전원 어댑터, SD카드 슬롯 그리고 헤드폰 단자가 지원됐다. 신형 맥북 프로에 남은 것은 헤드폰 잭뿐이다.
SD카드 슬롯의 삭제는 특히 아쉽다. 웬만한 디카는 와이피이 전송이 되고 아이폰에서 촬영한 사진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공유가 된다. 그러나 실제로 취재 현장에서 촬영 사진이 든 SD카드를 컴퓨터에 꽂아 수많은 사진 중 몇 장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B컷까지 와이파이 전송을 하면 정말 시간 낭비다. 평소 즐겨 쓰던 USB 키보드도 이제 어댑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가장 큰 단점은 아이폰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라이트닝-USB 타입C' 케이블이 필요하다. 애플 제품간에도 서로 호환이 안 되게 됐다는 뜻이다.
애플과 서드파티 제조사들이 신형 맥북 프로에 맞는 복잡한 이름의 많은 어댑터를 내놨지만 비싸고 주렁주렁 매달고 다녀야 해서 번거롭고 귀찮다. 이런 어댑터 문제만 제외한다면 단점은 줄어 든다. 특히 쓰면 쓸수록 빠져드는 터치바는 파워유저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터치바는 그동안 신형 맥북 프로를 기다린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줄 것이다.



장점
- 멀티 터치가 되는 터치바
- 얇고 가벼워진 무게(18mm → 14.9mm / 1.58kg → 1.37kg)
- 빠른 데이터 처리의 4개의 썬더볼트 단자
- 최고 성능의 PCIe 플래시 스토리지



단점
- 맥세이프, SD카드 슬롯의 부재
- 기존 주변기기 사용을 위한 추가 어댑터 구입
- 적응이 필요한 2세대 나비식 키보드
- 10% 정도 상승한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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