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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IT 제품 - 갤럭시노트7Posted Dec 20, 2016 11:36:20 A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이 기사의 주제는 올해 가장 멋진 제품이 아니다.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제품이다. 그래서 내 대답은 갤럭시노트7이다. 갤럭시노트7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 가지다. 정말 (외형적으로) 잘 만든 폰이었다는 것과 한 해를 정말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는 거다. 갤럭시노트7은 안드로이드폰 중에 역대 최고의 찬사를 받았지만 이제는 삼성전자의 흑역사가 되어 모든 존재 증거가 말살되고 있다. 우리는 매력적인 것을 누군가 금지할 때 더 끌리게 된다. 이런 것을 심리학 용어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한다. 아직도 시중에는 20만 명이 넘는 로미오가 갤럭시노트7을 떠나 보내지 못하고 소유하고 있다. 2016년을 마무리하며 그 스토리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자.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9일 갤럭시노트7을 출시했다. 갤럭시노트7은 국내, 해외 리뷰 사이트에서 극찬을 받았고, 예약물량도 100만대가 넘으며 순조로운 판매가 이어졌다. 나 역시 리뷰용으로 온 갤럭시노트7을 보며 감탄했다. 놀랍도록 선명한 디스플레이, 완벽한 만듦새, 모서리의 더블 엣지는 감각적이었고, 화면은 컸지만 크기는 작았다. 절묘한 두께와 무게 밸런스는 2005년 애플의 아이팟나노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와 비슷한 감탄사가 나왔다. 불필요했던 스타일러스펜까지 용서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갤럭시노트7 출시 일주일 만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갤럭시노트7이 불에 탔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같은 사건이 국내, 해외에서 연속으로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9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량 신제품 교환을 약속했다. 삼성전자의 용단에 나도 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갤럭시노트7의 재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은 끝내 독배를 마셨다. 교체했던 갤럭시노트7 역시 불에 탔다는 보고가 잇달았다. 결국 10월 10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판매 및 리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갤럭시노트7 단종에 이르렀다. 더 이상 갤럭시노트7은 눈을 뜨지 못했다.


각종 패러디도 끊이질 않았다. GTA5는 좀 과격한 패러디로 삼성이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12월 중순인 현재,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이상이 없는 갤럭시노트7을 그대로 사용하기를 원했고, 삼성전자와 소비자 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월부터 60% 이상 충전할 수 없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고, 통신사에 따라 셀룰러 통신을 차단하면서 적극적으로 갤럭시노트7의 사용을 막았다. 그러나 12월 중순 기준으로 아직도 20만대 가까운 갤럭시노트7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다.

정말 갤럭시노트7은 모든 불편과 수모를 감수하더라도 극복할 만한 스마트폰이었을까? 아니면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가 만들어 낸 환상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만사가 귀찮은 사람들의 리스트일까? 이유야 어쨌든 환상처럼 왔다가 사라진 갤럭시노트7은 2016년에 가장 요란했던 IT제품으로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블로그인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은 배터리 공간의 미확보가 발화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블로그인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은 배터리 공간의 미확보가 발화원인이라고 주장했다. ]

참고로 아직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배터리가 부푸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설계를 지적하지만 그걸 인정하면 부품의 불량이 아니라 설계의 미스임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사태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어떤 대답을 내놓건 또 한번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노트7 사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