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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2 리뷰, 풍부한 저역의 360도 스피커Posted Jan 11, 2017 12:45:03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뱅앤올룹슨이 베오사운드2(BeoSound2)를 출시했다. 이 블루투스 스피커 시스템은 베오사운드1과 동시에 발매한 제품으로 베오사운드1에 비해 더 높은 앰프 출력과 베이스를 강화한 모델이다. 즉, 베오사운드1이 방이나 일반 가정에서 듣는 용도라면 베오사운드2는 거실이나 상업적 공간에서 쓰기 좋은 스피커 세트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던 베오사운드1과는 달리 배터리가 없다는 점도 용도를 짐작하게 한다.

참고 링크 : 베오사운드1 리뷰보기


디자인

베오사운드2는 거대한 스피커가 아니다. 높이는 43.1cm고 지름은 20cm 정도다. 탁자나 책상 위에 올려두기 좋은 크기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상당하다. 베오사운드1보다 10cm 정도 클 뿐인데, 베오사운드2는 훨씬 더 눈에 띈다.

몸체는 변함없이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 재질이다. 완성도 높은 마감과 균일한 표면이 아름답다. 스피커 상단에는 통짜 알루미늄을 절삭해서 그릴을 만들었다. 변함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이다. 요즘 유행하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특히 잘 어울릴 듯 하다.

기본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베오사운드1과 유사하다. 디자이너도 톨슨 벨루어(Torsten Valuer)로 같다. 톨슨 벨루어는 빛의 명암을 잘 이용하는 디자이너다. 스피커 상단은 마치 공중에 뜬 듯하고, 그릴 조명에 따라 빛과 어둠이 교차한다. 불을 꺼놓고 작은 조명만 하나 켜놓으면 환상적인 느낌이 더해진다.  



인터페이스

베오사운드2에는 단 하나의 버튼도, 노브도, 스위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언뜻 보면 인테리어를 위한 조형물처럼 보인다. 겉에는 단 2개의 LED만 보이는데 그마저도 자세히 봐야 보일 정도로 작다. 하나는 스피커 윗 부분에 화산처럼 솟은 부분의 LED고, 또 다른 하나는 스피커 윗면 중앙에 붙은 작은 LED다. 모두 점에 불과한 크기다. 전원을 연결하면 작은 LED에 불이 들어오고, 블루투스가 연결되면 붉은 점이 깜빡이며 음악을 재생한다. 마치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하는 듯한 은유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작은 아주 쉽다. 우선 베오사운드2에 사람이 접근하면 근접센서가 이를 인식해 스탠바이 상태로 들어간다. 상단을 살짝 터치하면 전원이 켜지고, 지긋이 누르면 블루투스 검색을 한다. 볼륨 조절은 스피커 상단의 다이얼 전체를 돌리면 된다. 곡을 넘길 때는 스피커 상단 불빛에 손가락을 가볍게 문지르며 지나가면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손을 반대로 문지르면 이전 곡을 재생한다.

이렇게 우아한 인터페이스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단순화가 지나쳐서 복잡한 설정은 불가하다. 그래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음악을 들을 때는 가장 쉽고 편리하게 설정이 가능하다. 더 이상의 설정도 사실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기능을 확장하려면 불편이 생긴다. 베오사운드2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고, 에어플레이, 구글 캐스트의 이용 가능하다. 또, 베오링크 멀티룸 기능을 이용해 집안에 있는 뱅앤올룹슨 기기와 싱크 시킬 수도 있다.

이때는 바닥에 있는 유선랜 포트에 유선랜을 연결해야 한다. 즉, 모든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유선랜을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 스마트폰에도 베오뮤직앱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앱의 완성도가 무척 떨어진다. 로딩이 심하고 연결도 자주 끊긴다. 아이폰은 그럭저럭 잘 되지만 다른 스마트폰들은 편차가 심하다. 앱의 완성도는 뱅앤올룹슨의 가장 큰 단점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스포티파이, 디저, 튠인(DAB)를 지원하는데, 국내에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 서비스들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거나 한국 노래가 적다. 멜론 같은 국내 서비스나 애플 뮤직등과 제휴 해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 개선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인에게 뱅앤올룹슨은 여전히 반쪽자리 제품이다.



구성

베오사운드2는 1개의 트위터, 2개의 미드레인지 유닛, 1개의 우퍼를 배치했다. 각각의 유닛에는 트위터 40W, 미드레인지 11W x 2, 우퍼 20W x 2의 앰프를 장착했다. 산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총 102W 출력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102W는 가정용으로 차고 넘치는 출력이다. 웬만한 아파트는 윗층, 아래층, 옆집과 매일 멱살잡이를 할 정도로 빵빵하게 울려줄 수 있다. 배치만 잘 한다면 60평짜리 사무실에서도 모든 공간을 음악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베오사운드2는 생김새처럼 360도처럼 소리가 퍼져나간다. 360도로 음향이 나가는 스피커를 무지향성 스피커라고 하는데, 무지향성 스피커 중에서도 뱅앤올룹슨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다. 이유는 뱅앤올룹슨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어쿠스틱렌즈 기술' 덕분이다. 어쿠스틱렌즈 기술은 유닛과 진동판을 마주보고 설계한 후에 진동판이 음압을 조절하면서 균일하고 정확하게 음을 360도로 보내는 기술이다. 직진음과 반사음이 콘서트나 공연 현장과 같기 때문에 현실감 넘치는 음을 들려주는 장점이 있다. 대신 완성도가 높지 못하면 음이 마구 엉켜 혼란스러운 단점이 있다.

강철 그릴 사이에 숨은 미드레인지 유닛은 어쿠스틱렌즈 기술 대신에 일반적인 무지향성 스피커처럼 앞과 뒤에 유닛을 각각 하나씩 배치했다. 이 미드레인지 유닛은 중역대와 저역대를 강조하는 역할이다. 다만 360도 방향으로 4개를 배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쪽 끝 부분에 음의 빈공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스피커 설치시 스피커를 조금씩 돌려가며 최적의 음질을 찾는 게 좋다.

바닥면에는 우퍼가 있다.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저역도 360도로 음상이 퍼지도록 설계했다. 베오사운드2에는 저음의 출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베이스 리니어리제이션(Adaptive Bass Linearisation)'라는 어려운 이름의 기술이 들어 있어 저역이 너무 넘쳐나는 것을 방지한다. 그러나 보스(Bose)처럼 수동 콘트롤이 되는 것은 아니라서 저역이 너무 넘치면 이퀄라이저를 써야 한다.



음질

음질 성향은 기존 뱅앤올룹슨과 완전히 다르다. 보통 뱅앤올룹슨 스피커들은 중역대가 강조된 차가운 성향이다. 울림이나 잔향이 적어서 깔끔하고 정확한 음을 선호하는 이들이 좋아한다. 그런데 베오사운드2는 저역대가 강조되어 있다. 저역이 차고 넘친다. 특히 베오사운드2를 배치한 바닥 부분이 튼실하지 못하면 저역대의 부밍이 느껴진다. 기존 뱅앤올룹슨에서는 결코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다. 클래식용이 아니라 댄스파티용으로 써도 될 정도다.

다만 이 점은 결정적인 단점이 아니다. 중역대나 고역대의 해상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저역이 너무 많아서 이퀄라이저로 저역대를 낮춰봤다. 그랬더니 아주 깔끔한 뱅앤올룹슨 오디오의 특성이 완벽히 살아났다. 설치는 여전히 까다롭지만 베오사운드2는 훨씬 넓어진 공간감과 기존 뱅앤올룹슨과는 다른 성향의 음질 특성으로 무척 재미있는 스피커로 느껴졌다.



결론

베오사운드2의 가격은 245만원이다. 베오사운드1의 187만원에 비해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넓은 공간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출력도 넉넉하다. 상업적 공간의 메인 스피커로 쓰여도 부족함이 없다. 집에서 쓰기에는 좀 부담스럽지만 지향점을 생각한다면 과한 가격이 아니다.

음질은 기존 뱅앤올룹슨과는 상당히 다르다. 고역은 여전히 매끄럽고 섬세하지만 저역의 양이 풍부하다. 음악 감상용으로도 적합하지만 파티용이나 백그라운드 뮤직용으로도 적합하다.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가정용으로 특화된 베오사운드1에 비해서는 좀 더 활용폭이 넓다. 하지만 현지화가 부족한 점과 소프트웨어 완성도는 여전히 숙제다.


장점

- 높은 디자인 완성도
- 360도 음상
- 풍부한 저역
- 넓은 공간감


단점

- 앱의 완성도
- 미흡한 현지화
- 까다로운 세팅
- 배터리 미탑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