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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가 인기 있는 4가지 이유Posted Jan 12, 2017 1:30:37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기술기업들은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을 뺏어가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우리는 이상한 제품을 사게 된다. 우리는 이미 그들의 술수에 속아서 우리 팔목에 걸음수를 기록하는 전자시계를 채우기도 했고, 터치스크린이 달린 비슷한 기능의 기기를 인치별로 여러 개 사서 집에 처박아두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인공지능 스피커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하거나 개발 예정인 회사들은 다음과 같다.
아마존, 구글, SKT, 애플, 바이두,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레노버, KT, LG 유플러스, 네이버 등등. 왜 기술기업들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우리집에 억지로 놓으려고 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1.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포석


알파고가 인간 프로기사를 이기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은 프로기사들이 실제 대전한 기보를 입력해 분석하는 일이었다. 알파고는 이세돌과 대국 전에 16만 판의 기보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술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인류의 실제 데이터 값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런 데이터를 모으기 좋은 수단이다. 집집마다 보급된 인공지능 스피커는 매일 다양한 인간들과 대화를 하며 클라우드 학습을 하고 그 데이터를 데이터 과학자들이 분석해 인공지능을 고도화 시킨다. 사실 기업들은 인공지능 연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다. 당장 수익이 없어도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스피커는 소비자에게 돈을 받으며 데이터도 모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기술기업들이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SKT는 '누구'를 내놓을 때, 초기에는 24만원짜리 제품을 9만원에 팔았고, 지금은 14만원에 팔고 있다. 원가에 팔아도 연구개발비에 쏟는 비용을 생각하면 적자가 아니다. 심지어 향후에는 돈을 벌면서 연구데이터도 모을 수 있다.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2. 홈 IoT의 선점

자동차가 도착하면 보일러가 가동되고 조명이 켜진다. 물건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주문하고, 창문을 열면 공기청정기가 작동하며, 누군가 침입하면 보안업체에 메시지를 날린다. 기술기업들은 홈 IoT에 대해 장미빛 미래를 얘기하지만 사실 홈 IoT의 핵심은 자동화된 구매시스템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주문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 목표다. 즉, 홈 IoT가 발달하면 더 많은 필터, 전구, 보안업체, 생필품을 소비하게 된다.
최초의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마존 에코였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아마존 에코는 집안에 식료품이 떨어지거나 생필품이 부족하면 음성으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런 인공지능 스피커들은 향후 IoT시대에는 콘트롤 센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집안의 다양한 IoT 기기들을 음성으로 콘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점한다면 2020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IoT 시대가 열리면 중심 플랫폼이 된다. 아마존 에코를 쓰는 사람은 아마존 대쉬를 사고, 아마존 킨들로 책을 읽으며, 아마존 플랫폼이 작동하는 IoT기기를 살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홈 IoT시대의 윈도우가 될 수도 있다.



3. 넥스트 스마트폰

한 해 15억대가 팔리는 스마트폰 시장의 뒤를 이을 넥스트 아이템을 찾기 위해 기술기업들은 애가 타고 있다. 태블릿과 스마트워치가 유망주였지만 스마트폰처럼 파괴력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저가형 제품의 난립이다. 스마트폰 역시 같은 문제에 봉착했지만 중국발 저가 제품들이 시장이 크기도 전에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공지능 연구를 후발주자나 작은 기업들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200달러 이하의 저가 제품이 주로 팔리지만 향후에는 디스플레이를 달거나 고급 스피커를 달아 가격을 높일 수단이 풍부하다. 공유나 아이유같은 목소리 팩만 따로 팔아 콘텐츠 수입도 따로 올릴 수 있다. 스마트폰만큼의 파괴력은 있지 않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검색 엔진의 미래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에 구글, 바이두, 네이버 등 각국을 대표하는 검색엔진들이 대부분 개발을 하거나 이미 제품을 내놨다. 차세대 검색엔진에 많은 부분을 음성 검색, 대화형 검색이 차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화형 검색은 자연어 기반의 빠른 검색이 핵심이다. 따라서 검색엔진의 고도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연구다. 검색 광고 전망도 나쁘지 않다. 텍스트 검색에서 광고비를 받으려면 사용자가 클릭을 해야 하지만 음성 검색에서는 결과값을 인공지능 스피커가 읽어주기 때문에 소비자가 수동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광고 도달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스마트폰에 들어 있어도 되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굳이 외부로 빼버린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소비자의 의지보다는 제조사의 의지로 보급되고 있는 제품에 가깝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기술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 개발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인공지능 스피커들의 다양한 유혹경쟁을 이겨내기를 부디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