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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6 디자인 리뷰, 왜 G6는 아름다운가?Posted Mar 17, 2017 5:09:09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그 동안 LG 스마트폰을 리뷰하면서 카메라와 음질을 따로 떼어서 리뷰를 한 적이 많다. 기능은 정말 뛰어나지만 전체 리뷰를 할 때는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디자인만 먼저 리뷰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G6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제목의 '왜 G6는 아름다운가?'는 '기존 LG폰들에 비해서'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어째서 LG는 이제서야 아름다운 디자인을 발견했을까.


디자인 중심으로 바뀐 제조 프로세스


LG는 기술을 중시하다보니 가끔 하드웨어 밸런스를 무시한 디자인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그 동안 G시리즈가 무수히 디자인을 바꾼 것도 그런 이유다. 기술 스펙을 먼저 도입하고 디자인을 거기에 맞추는 방식이다. 기술은 발전하니 오버 엔지니어링을 계속 시도했고, 거기에 맞춰 디자인을 하다 보니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 동안 LG폰의 디자인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G6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 없다. 이론적인 뒷받침이 없어도 그냥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름답게 만드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많은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디자인 패러다임은 계속해서 변화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독일식 기능주의 디자인 슬로건은 20세기 산업 디자인을 지배했다. 디자인은 기술의 하위 개념이었으며, 기술에 맞춰 디자인을 뜯어 고치는 게 당연시 됐다. 그러나 기술이 고도화되어 상향 평준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변했다. 기술은 기본이고 이제는 느낌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왔다. 따라서 애플을 중심으로 '형태는 감정을 따른다. (Form Follows Emotion)'라는 감성주의 디자인 시대가 도래했다. 디자인은 기술의 상위 개념이며,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시대가 왔다.

사실 아이폰이나 갤럭시는 이미 아름다운 디자인을 완성했고, 중국의 많은 업체들도 이미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인다. 따라서 LG G6의 디자인에 많은 칭찬을 하는 것은 남사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LG는 좋은 그릇 안에 멋진 내용물을 잘 녹여냈다.  



더 큰 화면, 더 작은 크기, 향상된 배터리

이 폰은 5.7인치 폰이다. 16:9의 기존 화면을 18:9까지 늘리면서 가로 사이즈의 확대를 막았다. 여기에 베젤까지 최소화하면서 물리적 확장을 막았다.

같은 크기의 경쟁폰과 비교해 보자. 이제는 신화가 된 갤럭시노트7은 153.5 x 73.7 x 7.9이고, G6는 148.9 x 71.9 x 7.9, 그리고 화면이 5.5인치로 오히려 작은 아이폰 7 플러스는 158.2 x 77.9 x 7.3이다. G6는 같은 화면 사이즈의 폰 중에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기존 LG폰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5.3인치인 G5의 73.9mm보다 오히려 줄었고, 같은 인치의 V20의 78.1mm에 비해서도 훨씬 작다. 가로 사이즈의 확장을 막았기 때문에 그립감도 좋다. 특히 측면부가 평평해지면서 손에 안정적으로 잡힌다. 세로 사이즈 역시 V20은 159.7mm, G5는 149.4mm, G6는 148.9mm다. 지난해 나왔던 플래그쉽 스마트폰보다 크기가 전부 줄어들었다.

LG는 작정한 듯, 베젤을 최소화했고, 세로 사이즈를 조금 늘리면서 한 손에 완벽하게 잡히는 5.7인치폰을 만들어 냈다. 사실 LG폰들은 후면부에 홈버튼을 배치한 독특한 디자인을 시도했지만 그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G6로 인해 후면부의 홈버튼 배치가 옳았음을 증명했다. 크기가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배터리 일체형

이제 배터리 얘기를 할 차례다. 착탈식 배터리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다. 공간이 더 필요하다. 내부 부품이 보이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내벽이다. 1mm의 두께 싸움을 벌이는 지금 추세에 이 내벽은 물리적 공간의 손실이다. 배터리 일체형은 배터리 교환파에게는 불만의 대상이지만 실제로 아이팟, 맥북, 아이폰이 배터리를 교환할 수 없어 망한 적은 없다. 결국에는 환영 받았고, 보조 배터리라는 훌륭한 대안이 생겨났다.  

일체형 배터리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것이 단순히 얇아지고, 예뻐지는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품의 구성 개수가 줄어들면 제품 제조 시 허용 오차도 줄어든다. 예를 들어 배터리 덮개가 맞물리려면 부품의 수평을 맞춰야 하고, 그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는 허용 오차가 늘어난다. 따라서 유격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G6는 배터리를 일체형으로 만들며 아주 단단하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만들었다. 방수도 지원하게 됐다.

물론 G시리즈가 배터리 분리형이라서 맘에 들었다고 G6에 실망하는 열혈 배터리 분리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체형 배터리로 인해 아름다워지고 단단해지며, 고장률이 적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바꾸기 힘든 장점이다.  그런데, G6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일체형 배터리로 두께를 줄일 수 있었지만 두께가 7.9mm로 V20의 7.6mm, G5의 7.7mm에 비해 오히려 두꺼워졌다. 이유는 배터리 용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G6의 배터리용량은 3300mAh로 G5, V20의 2800mAh, 3000mAh에 비해 10~20% 늘어났다. 덕분에 체감되는 배터리 사용시간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위 사진은 추운 봄날 밤에 오들오들 떨며 포켓몬고를 1시간 동안 잡은 다음에 캡쳐화면이다. 93% 상태에서 포켓몬고를 1시간 동안 실행한 후에 남은 배터리양은 67%다. 절전모드는 켜지 않았고, AR모드는 OFF, 밝기는 40% 기준이다. 완충시 4시간 정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존 V20으로는 3시간 정도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G6는 새제품이고, 바깥 온도와 옵션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늘어난 배터리 용량만큼 V20이나 G5에 비해 더 긴 배터리 시간을 확보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전면부 디자인

전면부는 얇은 베젤과 최소화한 위아래 공간이 눈에 띈다. G6는 상당히 얇은 위아래 공간만 남겨 뒀는데 이 부분은 하단이 살짝 큰 비대칭 구조다. 하단이 살짝 긴 이유는 USB타입C나 오디오포트 등이 위치할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단부도 하단부와 같은 비율로 키우는 방법이 있지만 LG 디자이너들은 이 부분만큼은 대칭보다는 물리적 크기를 줄이는 데에 집중한 듯 하다. 나라면 대칭을 택했겠지만 이 정도는 용납해 주자.  

디스플레이의 모서리 부분은 둥글게 마감했는데, 이렇게 둥글게 마감하면 모서리에 충격을 받을 때 충격을 분산시키게 된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파손 위험성을 줄이게 된다. 물론 화면을 캡처하거나 사진을 찍으면 모서리가 둥글게 찍히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후면부 디자인

후면부 디자인도 놀랍게 정돈됐다.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은 것도 큰 변화지만 제각각이었던 듀얼 카메라의 크기를 같은 크기로 일치시켰고, 레이저 오토포커스를 삭제하면서 플래시를 가운데 위치시킨 것도 좋은 변화다. 이런 디자인 변화는 비단 보기만 좋은 게 아니다.

기존 듀얼카메라를 채택한 LG폰은 망원카메라 옆에 플래시를 넣어서, 망원카메라와 광각 카메라의 광량값이 다를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정돈으로 인해 이제 동일한 광량값을 기대하게 됐다. 좋은 기능을 넣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적절히 빼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면 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LG가 G6로 많은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G6의 후면부는 언뜻 봐도 심플하고, 뭔가 달라졌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단정함이 있다. 지난 LG폰들과 비교해보면 그 이유가 보인다. 먼저 V20은 위에서부터 차례로 절연띠, 듀얼 카메라, 홈버튼, 뱅앤올룹슨 로고, V20 로고를 인위적으로 일렬로 세웠다. 그런데 상하단을 가로지르는 배터리 덮개 라인이 시선을 어지럽힌다. G5는 좀 낫지만 역시 세로 정렬 구조를 파괴하는 모듈 분리 라인이 보였다. 게다가 카메라와 홈버튼의 카툭튀를 인위적으로 없애기 위해 곡선으로 만든 부분이 눈에 거술린다.

반면 G6는 가운데 부분이 텅 비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카메라와 버튼의 크기도 줄이고 모듈과 버튼을 전체적으로 상단으로 올렸다. 상단에서 버튼까지 길이를 자로 재봤다. G6가 4.3mm 정도고, G5가 4.8mm, V20은 5.2mm다. 모듈을 위로 올리며 가운데에 빈 공간이 더 넓어졌다.

공간을 채우지 않고 비우면 눈이 편안해지고, 따라서 우리는 심플함과 정돈감을 느끼게 된다. LG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움과 여백을 강조하기 위해 글래스 코팅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삼성 갤럭시가 사용한 방법이다.

뒷면을 훑던 시선은 이제 측면으로 이동하여 레이저 커팅한 엣지를 발견하게 된다. G5도 레이저 컷팅을 했었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G6는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눈이 심심해지면 그제서야 디테일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게 디자인의 스토리텔링이다.


측면 디자인

측면 얘기를 해보자. 기존 G시리즈는 측면이 비대칭이었다. 그러나 G6는 앞쪽과 뒷쪽을 동시에 레이저컷팅해서 대칭으로 만들었다. 균형감이나 완성도는 이런 디테일한 곳에서 느껴진다.  

다만 일체형 배터리로 만들면서 절연띠가 생겨났는데 이 점은 모든 일체형 스마트폰의 디자인적 골치거리다. 대안이 있다면 본체 색상과 최대한 비슷한 색상의 절연띠를 사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볼륨 버튼의 반대쪽으로는 유심트레이가 적절한 위치에 있다. 

하단 부분은 애플처럼 완벽하게 정렬하지 못했지만 이건 아직 애플만 하고 있으니 아직은 애플만의 아이덴티티로 남겨두자.  


결론

일반적으로 첫 인상은 3초만에 결정되고 그 편견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LG G6는 3초만에 감탄이 나온 첫 번째 LG폰이다. 그러나 아이폰은 아이폰5에서 이미 감탄이 나왔고, 갤럭시는 S7에서 감탄이 나왔다. 너무 늦게 감탄이 나왔으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좋은 디자인은 감정을 움직이고, 제품과 사랑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야 거기에 담긴 기술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LG의 지난 폰들은 기술과 사랑에 빠져야 겨우 외모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G6는 사랑에 빠진 눈으로 그 기술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다음에는 G6의 성능과 카메라, 음질에 대한 리뷰로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한다. 장점과 단점은 종합 리뷰에서 정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