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으로 이동하기

원숭이 셀카 저작권 소송 결국 합의로 마무리Posted Sep 12, 2017 10:37:06 AM

황승환

공부해서 남 주는 사람이 되자! 가열차게 공부 중입니다.
dv@xenix.net

원숭이 나루토의 셀카 (사진 작가 : 데이비드 슬레이터)[원숭이 나루토의 셀카 (사진 작가 : 데이비드 슬레이터)]

원숭이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은 사진의 저작권 소유자는 원숭이? 카메라 주인? 조금 우습기도 하고 어려워 보이기도 하는 이 문제를 두고 2년 넘게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됐던 소송이 결국 합의로 마무리됐다고 11일(현지시각) 국제 동물보호단체 PETA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영국의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David Slater)는 인도네시아의 섬에서 멸종 위기종 마카크 원숭이 무리를 만났다. 나중에 나누토(Naruto)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 원숭이 한 마리가 가방에 있던 카메라를 들고 셀카를 쉬지 않고 찍기 시작했다. 하얀 이를 보이며 웃는 셀카는 큰 인기를 끌었고 사진집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문제는 2014년 슬레이터가 위키피디아에 저작권을 주장하며 나루토의 셀카 사진 삭제를 요구하면서였다. 위키피디아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가 찍은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자가 없다며 삭제를 거부했다. 2015년 PETA는 이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나루토에게 있다며 저작권 대리로 지정해 줄것을 요구하며 미국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고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지난 4월 법원은 동물 셀카 사진은 저작권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권고 성격의 임시 판결을 내렸다. PETA가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되지만 항소할 경우 다시 긴 법정 다툼을 해야 한다. 결국 양쪽이 적당한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슬레이터는 나루토의 사진으로 향후 발생하는 수익의 25%를 나루토와 그 종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저작권이 어느 쪽의 소유인 것인가 하는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판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며 이것과 비슷한 사례는 앞으로도 종종 등장하게 될 것이다. 동물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것들에 대한 저작권 분쟁도 생겨날 수도 있다. 저작권이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이 오고 있다.


이 기사를 읽은 분들은 이런 기사도 좋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