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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프로', 레노버 요가북 프로 리뷰Posted Nov 17, 2017 5:57:41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레노버가 요가북 프로를 출시했다. 레노버 요가북 시리즈는 요즘 유행하는 투인원을 넘어 쓰리인원(3in1)을 표방하는 기기다. 요가북 시리즈는 크게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요가북 A와 윈도우10을 지원하는 요가북W의 두 가지 라인업이었다. 요가북 프로는 윈도우 10 프로가 설치된 윈도우 버전이다. 안드로이드 버전에는 64GB의 스토리지가 큰 불만이 없지만 윈도우 버전에서 64GB는 부족함이 있었다. 요가북 프로는 스토리지 용량을 128GB로 보강한 버전으로 보면 된다.


디자인

최근 700g대의 윈도우 머신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요가북 프로는 690g으로 굉장히 가볍다. 특히 키보드가 내장된 형태 중에서는 가장 가벼운 윈도우 머신이다. 일반적인 태블릿에 별도 키보드를 사용해도 700g대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윈도우머신에서 690g의 무게는 정말 매력적이다. 키보드를 합친 두께가 겨우 9.6mm에 불과하다. 1cm이하의 노트북인 셈이다.

이렇게 얇고 가벼울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물리키보드 대신에 터치 키보드인 '헤일로 키보드'를 장착했고, 인텔의 모바일용 프로세서인 '아톰'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지 역시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했다. 따라서 레노버 요가북 프로를 선택할 때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성능이나 생산성보다는 무게에 가중치를 둬야만 한다. 보조 노트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뷰용으로 온 요가북 프로의 색상은 하얀색이다. 덮개를 덮어두면 노트북이 아니라 정말 책처럼 보인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로고도 하단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힌지의 형태도 마치 스프링 노트처럼 보인다.

'워치밴드'라 불리는 이 독특한 힌지는 360도로 회전한다. 상황에 따라 받침대처럼 세워서 볼 수도 있고, 태블릿처럼 쓸 수도 있다. 완전히 펼치고 펜전용으로 사용도 가능하다. 총 4가지 형태를 지원한다. 힌지의 탄성은 참 절묘하다. 적절히 버티면서도 형태를 변형할 때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변형이 가능하다. 360도 회전 힌지에 있어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회사는 아마 레노버일 것이다. 워치밴드 힌지는 700g 정도의 노트북에서 가장 효율적인 힌지 형태로 생각된다.

디자인은 정말 흠잡을 곳이 없다. 가볍고 작은 크기에 휴대성이 좋고 마감 퀄리티, 힌지의 완성도  등에서 어디하나 부족한 점이 없다. 재질은 마그네슘(상판, 하판), 알루미늄(힌지)다.  


디스플레이

10.1인치 디스플레이는 풀 HD로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 윈도우 10은 태블릿 모드를 지원하지만 윈도우 개발자들은 터치스크린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윈도우 10이 나온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태블릿에 쓰기 적합한 UI가 아니다.
한편 화면의 색감이나 밝기는 합격점이다. 색감은 정확하며 태블릿 이용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밝기도 밝다.


헤일로 키보드

헤일로 키보드의 첫 인상은 누구에게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얇고 세련된 블랙 판넬 위에 선명한 LED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 키패드 사이에 먼지가 낄 걱정도 없고 커피를 흘려도 재빨리 닦아내면 그만이다. 고릴라 글래스를 씌워 흠집에도 강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시는 꽤 불편하다. 물리적 키보드의 탄성과 반발에 20년이 넘게 익숙해진 우리에게 헤일로 키보드의 허망한 키감은 허공에 헛발질을 하는 느낌이다. 햅틱 피드백이 있어 키패드를 칠 때마다 느낌이 오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키보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래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타이핑을 하면 아무래도 오타도 많고 피로감이 크다. 터치패드 역시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하는 게 한계가 보인다. 스크롤링은 잘 되지만 탭 앤 드로그에서는 에러가 나기 일수다.

참고로 다른 키보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어 사용자들에게는 윈도우용 키보드는 선택의 폭이 적다. 소프트웨어는 차라리 안드로이드 버전이 더 나은 점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요가북 프로를 리포트 용도나 문서 작성용으로 구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대안이 있다. 작은 블루투스 키보드를 하나 가지고 다니면 된다.


와콤펜

레노버가 물리 키보드를 만들 기술력이 없어 키보드를 포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레노버가 요가북 시리즈에 킬러 기능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펜 입력'이다. 요가북 프로는 와콤 디지타이져 펜과 '리얼펜'의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와콤 디지타이져 펜은 터치패드 기술로 유명한 와콤 테크놀로지가 적용되어 배터리 없이도 2,048가지 필압 감지와 기울기 인식등의 고급 기능을 제공한다. 기본 내장된 '윈도우 잉킹(Windows Inking) 소프트웨어로 스케치, 필기 등이 가능하다. 전용 와콤펜이 아니더라도 금속이 앞에 붙은 볼펜이나 젓가락 등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기술은 '리얼펜'이다. 와콤펜 촉은 별도로 들어 있는 잉크 볼펜과 교체할 수 있다. 이렇게 펜촉을 교체한 후에 노트패드를 키보드에 부착한 후에 필기를 하면 종이에 글이 써지는 것과 동시에 내용이 그대로 요가북에 입력된다. 종이는 일반 종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펜촉의 교체는 쉽다[볼펜심의 교체는 아주 쉽다]

사실 와콤펜이 아무리 정밀하다 해도 처음 사용하면 상당히 어색하다. 그러나 리얼펜을 사용하면 종이에 직접 펜으로 그리는 내용이 그대로 입력되므로 완성도 높은 스케치나 자연스러운 필기가 가능하다. 리얼펜 기술 하나만으로도 다른 단점들이 다 용서가 될 정도다. 하지만 리얼펜이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은 주로 예술계통이나 설계 쪽일 가능성이 높다. 그다지 큰 시장은 아니다.



인터페이스

불만인 점은 인터페이스가 너무 부족하다. 마이크로 HDMI, 마이크로 USB만 제공한다. 스마트폰용 5핀 USB메모리가 있어야 하고, 그마저도 충전 중에는 사용이 불가하다. 마이크로 SD슬롯도 유심핀이 있어야지만 열 수 있는 점도 불편하다. 128GB의 마이크로SD카드를 추가해 스토리지를 확장할 수 있다. 어차피 내장된 스토리지도 플래시 메모리이기 때문에 마이크로 SD카드와 속도 차이가 크지 않다.

기기 양쪽에 붙은 1.5W 스피커는 우렁찬 편은 아니지만 돌비 서라운드 기술이 들어가 있어 영화를 볼 때는 꽤 그럴듯 하게 입체 음향을 낸다. 다만 저역은 거의 없다.


배터리

배터리는 8,500mAh 용량으로 제조사가 밝힌 사용시간은 최대 13시간이다. 동영상을 와이파이로 연속 감상하는 테스트(밝기 50%)에서 4시간 감상시에 배터리 게이지는 55%를 가리켰다. 9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하루 정도는 충전 없이도 불안하지 않다. 또한 일반 스마트폰 5핀 충전기를 사용하므로 별도로 어댑터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다.


퍼포먼스

프로세서는 아톰 X5-Z8550프로세서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최대 2.GHz의 클럭속도를 가지고 있다. 아톰 프로세서 중에서는 가장 성능이 좋은 프로세서에 속한다. 메모리는 4GB DDR3램. 스토리는 128GB의 용량이지만 아쉽게도 SSD가 아닌 낸드플래시 메모리다. 이 역시 성능보다는 무게와 크기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벤치마크로는 PC마크08을 통해 진행했다. 홈 액셀러레이티드 3.0테스트 스코어는 1645점이다. 일반적인 코어m 프로세서를 쓴 고급형 투인원들은 보통 2500점 이상을 기록한다. 하지만 이 정도 점수라 해도 풀HD 영상을 보거나 웹브라우징 등을 하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다. 다만 비디오 인코딩이나 쓰기 점수가 낮은 편이다. 일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스토리지의 약점 때문이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에서의 스토리지 테스트 역시 낮은 점수를 보였다. 태블릿으로 쓰기에는 넉넉한 성능이지만 생산성이 높은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론

요가북 프로는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다. 장점에 잘 맞는 사용자라면 인생템이 될 수도 있겠지만 노트북 대신 샀다면 오래 버틸 수 없을 거다. 최근 펜입력이 가능한 아이패드 프로, 갤럭시 탭 프로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알다시피 이 제품들의 가격은 키보드와 펜들을 모두 구입하면 120만~150만원대가 넘는다. 하지만 주요 기능은 일반 태블릿에 와콤펜 입력을 합쳐 놓은 정도다. 값비싼 프로세서를 사용해 가격을 올렸지만 사용 용도에 비해 오버스펙에 가깝다. 요가북 프로는 와콤펜과 리얼펜 기능으로 펜입력을 극대화하고 성능을 태블릿 수준으로 유지하며 70만 원대에 내놓은 모델이다. 비디오 인코딩이나 3D작업은 힘들겠지만 펜을 활용한 작업은 불편함이 없다. 이 정도면 합리적인 '프로'가 아닐까?


장점
- 애니펜, 리얼펜의 두 가지 쓰임새
- 가벼운 무게
- 360도 회전 힌지
- 뛰어난 디자인 퀄리티


단점
- 부족한 퍼포먼스
- 부족한 인터페이스
- 키보드 키감
- 플래시 메모리 스토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