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으로 이동하기

M시리즈를 닮은 미러리스, 라이카 CL 리뷰Posted Apr 2, 2018 11:42:31 P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라이카가 새로운 카메라 '라이카CL'을 출시했다. 1973년 출시한 필름카메라 '라이카 CL'과 이름이 같다. 하지만 큰 연관성은 없는 독립 모델로 보면 된다. 오토포커스를 지원하지만 DSLR은 아니고 미러리스 제품군이다. 참고로 라이카는 DSLR 카메라를 거의 만들지 않는다. 과거에 필름 SLR카메라인 '라이카 플렉스'나 중형 카메라 '라이카 R9'을 만든 적이 있지만 이례적인 경우였고, 대부분 RF카메라처럼 가볍고 콤팩트한 카메라를 만들어 왔다. 이게 최초로 라이카를 만든 '오스카 바르낙'의 철학을 잇기 위함인지, 아니면 일본 카메라들과의 차별화를 위함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다. 그러나 오토포커스의 편리함을 원하는 라이카 팬들을 위해 라이카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꾸준히 발매하고 있다. RF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피사체를 볼 수 있다. 셔터막이 내려오는 순간 피사체를 볼 수 없는 DSLR의 유일한 약점을 라이카는 집요하게 상기시키고 있다. 라이카 CL은 라이카 TL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며 라이카 SL에 비해서는 다운사이징 모델로 보면 된다.  


디자인

라이카만큼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보이는 회사는 드물다. 모델별로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전체를 흐르는 '라이카스러움'이 살아 있다. 그런 느낌을 주는 이유는 라이카가 엄격한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립감을 포기하더라도 앞뒷면은 굴곡없는 직선으로 디자인한다. 측면은 정확히 반원의 형태를 이룬다. 원과 직선이 만나서 정돈된 느낌을 준다. 라이카 TL시리즈가 약간 캐주얼하다면 라이카 CL은 라이카 M의 느낌을 준다. 디자인과 크기, 두께 등이 언뜻 라이카 M을 연상시킨다.  

소재 역시 라이카스러움을 강화하는데 한 몫을 한다. 일반적인 카메라들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을 쓰고 고급기는 주로 마그네슘을 쓴다. 그에 비해 라이카는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또는 티타늄을 주로 사용한다. 라이카 CL은 바디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상단, 하단에는 알루미늄을, 중간 부분은 마그네슘 합금을 덧댔다.

만져보면 단단함이 느껴진다. 이음새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정밀한 디자인이다. 무게는 배터리 포함 403g으로 경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휴대에 큰 불편이 없는 무게다. 앞서 말했듯이 그립감이 좋을 수 없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속사케이스나 핸드그립을 구매해서 이 단점을 커버한다. 완벽히 절제된 디자인 언어와 액세서리의 추가 판매. 라이카로서는 모두 성공적인 결과다.


인터페이스

두 개의 조작 다이얼이 상단에 붙어 있다. 아무 표시가 없어 처음에는 혼란스럽지만 이유는 있다. 조리개 우선모드나 M모드, 오토모드에 따라 다이얼의 역할이 바뀌기 때문이다. 다이얼이 워낙 크고 조작감이 좋기 때문에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라이카처럼 모노 액정 패널이 윗면에 붙어 있는 것도 흥미롭다. 촬영모드나 조리개값 등이 표시되어 촬영시에도 편리하고 수동 카메라 느낌을 주는 점도 라이카답다. 아쉽지만 플래시는 별도 구입해야 한다.

후면부도 잘 정리되어 있다. 3인치 LCD를 중심으로 십자 조이스틱 버튼과 3개의 기능 버튼으로 이뤄져 있는데 심플하지만 조작에 불편함이 없다. 액정은 고정돼 있다. 셀카족에게는 아쉬운 옵션이다. 메뉴 구성은 평범하다. 


뷰파인더

미러리스기 때문에 전자식 뷰파인더를 제공하는데 236만 화소로 상당히 세밀하고 선명하다. 특히 뷰파인더 부분이 디자인적으로 강조되어 마치 RF 뷰파인더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주로 액정을 보고 촬영하기 마련인데 라이카CL은 자꾸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을 하게 된다.


마운트

라이카 L마운트를 사용한다. 라이카 L마운트는 라이카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위해 내놓는 렌즈군이다. SL렌즈와도 호환이 된다. 어댑터를 사용하면 M렌즈와 R렌즈도 마운트가 가능하다. 리뷰용으로는 라이카 주미크론-TL 23mm(F2.0)와 라이카 아포 바리오 엘마리트 TL 55~135mm(F3.5~4.5)가 쓰였다.


사진 품질

APS-C사이즈의 2424만 화소 CMOS센서가 쓰였다. 1.5배 크롭바디다. 사진 품질은 적당한 해상력에 기본 모드시 채도가 살짝 낮은 편이다. 이 부분은 촬영모드를 '선명함'으로 바꾸거나 RAW파일로 찍으면 된다. 어느 정도 사진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후보정이 힘든 초보자들에게는 낮은 채도가 불만일 수도 있겠다.
고감도는 최대 50,000까지 지원하며 노이즈는 ISO 6400에서도 훌륭하다. AF는 49점 AF로 넉넉한 편이며 연사는 초당 10장까지 가능하다. 또한 동영상은 4K(30프레임), 풀HD(60프레임)으로 영상 촬영용으로도 적합하다. 아래는 샘플 사진이다. 

AF는 일반 AF외에도 연속 AF, 터치AF, 얼굴인식 등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흑백 모드에는 '일반 흑백'과 '경조 흑백'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른쪽 사진이 경조 흑백 모드다. 컨트라스트가 강하기 때문에 인상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고감도 노이즈는 최대 50,000까지 지원하며 ISO 6400에서도 노이즈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부담없이 셔터를 당길 수 있다. 

ISO 25,600에서도 디테일이 살아있고 색감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고감도 사진에 매우 강하다. 


결론

미러리스 크롭바디 카메라는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테고리중에 하나다. 적당한 휴대성과 적당한 사진품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라이카 CL 역시 적당한 휴대성과 적당한 사진품질을 지녔다. 라이카라고 해서 환상을 품을 필요는 없다. 그립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고배율 줌에서는 흔들린 사진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위상차 AF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선명하고 커다란 뷰파인더와 모노 액정 패널, 두 개의 조작 다이얼은 다른 미러리스와는 다른 아날로그적 손 맛을 주었다. 특히 고감도 저노이즈와 경조 흑백모드 등을 이용한 사진은 사진가의 실력에 따라 라이카의 M과 비슷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였다.
라이카다운 디자인과 라이카스럽지 않은 많은 편의기능,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이질감을 잘 조화시키는 아날로그적인 장치들은 사진가들에게 '가성비'라는 단어를 잠시 잊게 하는 마법임에 틀림없다. 


장점
- 완벽한 만듦새
- 고감도 저노이즈
- 고속 연사모드
- M마운트 호환 가능

단점
- 그립감
- 살짝 아쉬운 AF
- 기본 모드시 낮은 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