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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플레이 이어셋 리뷰, A8의 무선 버전Posted Jul 11, 2018 1:33:59 AM

김정철

더기어 기자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리뷰가 아닌 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jc@thegear.co.kr

왼쪽이 A8, 오른쪽은 이어셋[왼쪽이 A8, 오른쪽은 이어셋]

뱅앤올룹슨의 이어폰 A8은 최고의 이어폰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어폰임에는 틀림없다. 2000년 출시된 A8은 뱅앤올룹슨의 명품 이미지를 등에 업고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실제 만족도도 높았다. 이어후크 디자인은 귀에서 잘 빠지지 않았고, 청명한 중고음은 클래식이나 보컬 음악에 잘 맞았다. 덕분에 단종 후에도 재고가 계속해서 팔리고 있다. A8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파생 모델은 하나 뿐이었다. 2011년에 내장 마이크를 추가했던 이어셋 3i다. 이런 시그니처 디자인과 이별하는 게 아쉬웠는지 뱅앤올룹슨은 18년 만에 무선 이어폰 '베오플레이 이어셋'을 내놓았다. 참고로 많은 리뷰에서 뱅앤올룹슨 이어셋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데, 베오플레이 브랜드로 출시됐으므로 '베오플레이 이어셋'이 맞다.


디자인

A8을 디자인했던 앤더스 헤르만센(Anders Hermansen)이 다시 디자인한 것 같지는 않다. 스펙 설명을 보니 앤더스 헤르만센 디자인을 기반으로 디자인했다고 표시돼 있다. 두 제품은 디자인적으로 거의 비슷한 형식이다. 그러나 날렵함이 사라졌다. 그래서 A8의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뚱뚱해진 BMW 미니 같다. 아쉽다.

최근에는 오픈형 이어폰이 드물지만 베오플레이 이어셋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오픈형을 유지했다. 양쪽의 줄이 이어진 넥밴드 스타일이다. 

베오플레이 이어셋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이어후크다. 디자인 포인트이자 귀에 걸어두면 조깅이나 웬만한 움직임에도 귀에서 빠지지 않는다. 최근 고가의 이어폰들이 대부분 커널형으로 바뀐 이유는 움직이면 쉽게 빠지는 오픈형의 단점 때문이다. 그러나 A8과 이어셋은 이어후크 덕분에 귀에서 빠지지 않아 오픈형의 단점을 극복했다. 오픈형은 귀를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끼고 있어도 답답하지 않고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체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고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 참고로 이어후크는 폴리머고 케이블은 고무 재질이다. 다만 드라이버 연결 부위에 배터리와 블루투스 모듈이 들어가면서 크기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졌다. 무게는 30g 정도로 오래 끼고 있으면 귓바퀴를 따라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리뷰에 쓰인 색상은 '그라파이트 브라운'으로 고급스러운 금속성 갈색이다. 알루미늄을 잘 다루는 뱅앤올룹슨답게 오묘한 색감이 일품이다.


편의성

리모컨이 붙어 있는데 버튼 3개가 있다. 아무런 표시도 없다. 시크한 뱅앤올룹슨답다. 볼륨 조절 버튼과 재생 버튼이다. 애플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 호출도 가능하다.

단자는 USB-C단자다. 전용충전기가 필요 없으므로 편하다. 95mAh의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 20분 충전으로 1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2시간 정도면 완충된다. 완충시에는 최대 5시간 플레이가 가능하다. 실제 사용시 3~4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음질

드라이벗 유닛은 14.2mm 크기로 꽤 커졌다. 아무래도 저역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음질을 들어보니 역시 저역이 크게 강화됐다. 기존 뱅앤올룹슨 제품들이 청명한 중고역을 자랑했다면 요즘 뱅앤올룹슨은 밸런스 좋은 음질을 추구하고 있다. 뱅앤올룹슨 특유의 청명한 고음을 사랑했던 올드팬들은 실망하겠지만 저역이 강조된 음악이 좀 더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소비자 선호도는 오히려 높을 수 있다. 특히 베오플레이 이어셋은 오픈형 구조라 저역부분이 약점이 될 밖에 없다. 하지만 저역을 의도적으로 강화하면서 커널형 못지 않은 저역의 양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어셋의 저역은 좀 과한 느낌이다. 장르에 따라서는 저역이 중고역을 모두 삼켜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음악 감상용보다는 피트니스용도에 더 맞게 튜닝했다. 음악 감상용도로 산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APT-X HD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음질 위주의 감상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다.
다만 베오플레이 앱을 설치하면 톤터치 기능을 통해 따뜻함, 활기찬, 편안한, 밝음의 네 가지 음색으로 음을 즐길 수 있다.


결론

베오플레이 이어셋은 A8의 향수를 느끼는 사용자들을 위한 뱅앤올룹슨의 선물이다. 무선 시대에 맞게 무선 이어폰으로 바뀌었고 대신 가격이 45만원대로 대폭 올라갔다. 그러다 보니 A8에서 느낄 수 없던 단점이 보인다. A8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유지시키다 보니 모듈 자체가 커졌고 귀에 걸리는 무게감도 부담이 간다. 음색 역시 A8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가 보인다. 오픈형이고 저역이 강조되면서 음장감은 커졌지만 모니터용 이어폰으로 쓰일 정도로 깔끔한 음색을 자랑하던 A8과는 전혀 다른 이어폰이 됐다. 좀 더 알기 쉽고 존재감이 강한 음색이기 때문에 피트니스용이나 저역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A8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전혀 다른 이어폰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다. 


장점
-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
- 풍성한 저역
- 귀에서 빠지지 않는 이어후크 디자인
- 뛰어난 마감

단점
- 크고 무거운 디자인
- 과한 저역
- 짧은 배터리 시간